[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책임지라는 의미로 그냥 놔뒀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 않나. 몇년째인데."
한이닝에 8실점, 1경기 개인 최다 실점(10실점).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에겐 최악의 하루였다.
'명장'은 어떻게 봤을까.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전날 경기에 대해 답답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박세웅의 한화전(통산 1승) 통산 평균자책점은 8.51, 대전(승리없이 8패) 평균자책점은 9.00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사령탑은 독수리 공포증, 대전 징크스 모두 대답이 안된다고 봤다. 박세웅은 프로 데뷔 11년차로 이제 베테랑 레벨에 올라섰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 중 한명이다. 롯데를 대표하는 간판 스타다.
김태형 감독은 "타자들도 구장을 타는 경우가 있다. 어느 구장은 잘 맞고 안 맞고"라면서도 박세웅은 그런 변명을 할 입장이 아니라고 봤다.
특히 112구 중 슬라이더만 59구를 던질 만큼 흔들리는 모습을 역력히 노출했다. 김태형 감독은 "슬라이더를 계속 던져도 된다. 그런데 그럴 거면 스트라이크존에 던져서 빨리 마무리를 지었어야한다.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지 않나"라며 "앞으론 대전구장에 로테이션 맞춰서 내보낼까 싶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지난해 박세웅의 대전 등판 횟수는 '0'이었다. 2021~2023년 3시즌 동안 한화전 4번, 그중 대전은 2번 뿐이다.
11년의 커리어 전체로 봐도 10개 구단 중 한화전 등판이 17번(선발 16)으로 가장 적다. KIA 타이거즈(21번) NC 다이노스(22번)가 그 다음이다. 주요 구장 중 창원(5번)을 제외하면 대전(10번)이 가장 적다.
김태형 감독은 투구수 100구를 넘겼음에도 교체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제구가 잘 안되니까 힘든 경기긴 했다"면서 "5회까진 네가 책임지란 의미였다. 이제 그런 모습이 나오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수는 신예 손성빈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포수 잘못도 아니라고 했다.
"물론 유강남이면 좀 나았을 거다. 패턴이나 스타일을 더 잘 알겠지. 하지만 어린 투수면 몰라도 박세웅 정도 되는 선수가 포수 얘기를 하면 안된다. 본인이 리드하면 되는데."
예정대로라면 박세웅은 오는 2일 부산 NC전에 선발등판한다. 김태형 감독은 주 2회 등판에 대해서도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