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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클럽맨에서 감독까지...'포항 사랑꾼' 박태하의 진심 "팬들 응원 정말 많은 도움 됐다"→"코리아컵 3연패 욕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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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팬들의 응원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태하드라마로 시작해, 태하드라마로 끝난 시즌.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56)의 올 시즌은 포항 팬들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했다.

경북 영덕 출신의 박태하 감독은 포항에서만 30년을 머물렀고, 포항 스틸러스에 선수 시절을 모두 쏟아냈다. 1991년부터 2001년까지 포항에서만 뛴 진정한 '포항맨'이다.

은퇴 후에도 포항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A대표팀 코치, FC서울 코치를 거쳐 옌벤 푸더에서 처음으로 감독직을 맡았다. 중국 여자 B대표팀까지 지도한 후 한국프로축구연맹 TSG 기술위원으로서 축구에 대한 시야를 더욱 넓혔다. 2024시즌을 앞두고 포항 감독직에 부름을 받으며, 사령탑으로서 자신의 고향에 돌아왔다.

쉽지 않은 결정이자, 도전이었다. 김기동 감독이 떠난 포항을 공백기가 있었던 박 감독이 잘 꾸려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시작부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시즌 초반 극적인 득점들로 승리를 챙기며 '태하드라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시즌 막판까지도 힘을 잃지 않고 달려온 박 감독과 포항의 여정은 코리아컵 2연패라는 결실까지 맺었다. 부임 첫 해 마지막 경기였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 비셀 고베와의 경기도 3대1로 승리하며 미소와 함께 시즌을 마무리했다.

친정팀에서 감독으로 한 시즌을 끝마친 그는 "선수로서도 그렇고 감독으로서, 포항이라는 팀을 맡았을 때 책임감을 처음부터 가장 크게 느꼈다"라며 "우려, 걱정, 이런 것들이 사실 대부분의 팬들이나, 사람들이 했던 부분이다. 다행히 초반부터 우려를 벗어나는 부분이 있었다. 중간에 위기도 찾아왔으나, 이를 극복하고 코리아컵 우승이라는 큰 선물도 받았다. 아쉬운 점은 있지만, 전체 팀을 평가한다면,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으니 무난하고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고 평가하고 싶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초반에 우려했던 부분들은 어느 정도 불식시켰고, 베테랑 선수들과 후배 선수들의 단합된 결과물이 초반에 잘 나타났다. 부상 선수의 이탈에서 문제가 발생한 부분이 컸다. 부상 선수가 발생하면 보충할 만한 선수 구성이 안 됐기에 그런 부분은 아쉽다. 결과적으로 후반기에 좀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마지막에 선수들이 노력한 결과로 큰 선물을 받았기에 좋지 않았던 것을 한 번에 씻어낼 수 있었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아쉬웠던 부분과 결과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다.

박 감독이 포항을 맡을 당시 가장 큰 우려는 공백기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연구그룹에서 기술위원장으로 활동했다. TSG 초기 시스템 구축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평가받는다. 다만 현장과 가까웠음에도, 현장 경험은 조금 부족했던 4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걱정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TSG에서의 경험은 오히려 박 감독이 현장으로 돌아와 능력을 발휘할 밑바탕이 됐다. 그는 "(TSG에서의 경험이) 충분히 많은 도움이 됐다"며 "선수들에게 직접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보니까 다르게 보이는 부분들이 많이 공부가 됐다. 실제 현장으로 돌아왔을 때 팀 전술적인 부분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던 것 같다. 기술위원장으로서 많은 경기를 봤기에 K리그의 장단점, 전술적인 부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나로서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2024시즌을 고된 일정 속에서 마무리한 포항은 다른 구단들보다 조금 일찍 2025시즌을 시작한다. 2025년 2월 11일 가와사키 프론텔레와의 ACLE 경기로 시즌에 돌입한다. 이미 박 감독은 구단과 차기 시즌을 위한 선수단 구성에도 매진하고 있다. 부상 복귀한 선수들도 차기 시즌에는 더욱 활약할 수 있도록 시즌 준비를 위한 계획도 착실히 준비 중이다.

선수단 구성과 계획에 대해 "기존 선수들을 웬만하면 내년까지 같이 가는 방향으로 잡았다. 계약이 잘 마무리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 생각한다. 외국인 선수들도 다 잔류하는 것으로 계획 중이다"라며 "우리가 올해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서 꼭 필요한 선수들이기에 그련 방향으로서, 같이 가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라고 밝혔다.

차기 시즌 목표도 확실했다. 올 시즌보다 나은 성적을 다짐했다. 박 감독은 "올해보다는 더 나은 성적이 필요할 것 같다"며 "코리아컵에서 기회가 된다면 3연패까지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올해 전반기에 정말 선두권에서 선두 다툼을 하던 부분에서 아쉬움을 교훈 삼아 내년에는 전반기 상승세를 다시 되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 ACLE 출전권도 꼭 차지하고 싶은 게 욕심이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팬들에 대한 애정 가득한 말도 잊지 않았다. 박 감독은 "팬들의 응원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6연패 할 때도, 항상 내가 어려울 때 팬들의 응원 문화가 힘이 됐다. 버스 막기가 아니라 버스 맞이를 통해서도 선수들한테 더욱 큰 힘이었다.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보여준 응원 문화가 정말 우리 팀이 전통 있고 강한 팀이라는 걸 팬들을 통해서 확인하는 과정이 되었다. 1년 동안 힘든 상황에도 묵묵히 정말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전했다.

2024년, 리그와 ACLE, 코리아컵까지 병행하며 빡빡한 일정을 마친 박 감독과 포항 선수단은 오는 2025년 1월 전지훈련부터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1월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태국 후아힌으로 떠나며 차기 시즌을 위한 뜨거운 겨울 보내기에 열중할 예정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