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함과 지루함의 윤리학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걱정 해방 = 폴커 부슈 지음. 김현정 옮김.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불운한 사건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미국 듀크대 연구팀이 노인 3천575명의 삶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살면서 평균 다섯 번의 위기를 겪었고, 나이가 들수록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부담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지혜를 얻기 전까지 인간은 지속해서 걱정에 시달린다. 매스미디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출된 현대인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자극적인 뉴스와 SNS 속 글과 이미지 탓에 불안과 공포, 긴장과 예민함이 늘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신경과학자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면 보호와 방어, 회복과 치유, 성숙과 성장을 돕는 '정신 면역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불확실성을 잘 견디고, 좋은 것에 집중하며, 생각을 멈춰 휴식을 취하고, 내면의 여유를 잃지 않는 등 정신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33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비즈니스북스. 416쪽.
▲ 아주 오래된 행복론 = 알랭 지음. 김정은 옮김.
20세기 프랑스 철학자 겸 비평가 알랭이 1906년부터 1936년까지 프랑스 신문에 연재한 에세이 중 행복을 주제로 한 글을 선별해 책에 담았다.
행복이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하지만 쉽게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저자는 배우고, 노력해야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은 행복이 늘 우리 곁에서 달아난다고 말한다. 거저 주어진 행복은 그렇다. 그런 행복에서는 아무것도 찾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스로 만들어낸 행복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행복은 배우는 일이고, 우리는 언제나 배우면서 살아간다. 알면 알수록 배우는 역량도 커진다.
아르테. 304쪽.
▲ 한가함과 지루함의 윤리학 = 고쿠분 고이치로 지음. 김상운 옮김.
2011년 일본 기노쿠니야 서점 인문 대상 수상작이다. 일본 최고 명문대인 도쿄대와 교토대 학생이 가장 많이 읽은 책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대중 철학서이기도 하다.
국내에선 '인간은 언제부터 지루해했을까?'란 제목으로 2014년 출간됐다. 책은 이 책의 개정증보판으로 제목을 변경하고, 번역을 새롭게 다듬었다. 20여쪽 분량의 부록도 추가했다.
책은 지루할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살아가면서 지루함은 피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모순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한다.
아르테. 4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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