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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감독, 이번에도 지면 나가!' 손절각 잡은 토트넘 보드진, FA컵 애스턴빌라전이 마지막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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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번에도 지면, 그대로 해임될 수 있다.'

형편없는 경기력에도 끝까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지지 의사를 보였던 토트넘 홋스퍼 수뇌부가 드디어 경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2024~2025시즌 카라바오컵 준결승 2차전에서 리버풀에 0대4로 참패하며 결승행에 실패한 게 기폭제다. 이제 신뢰와 지지는 거의 다 날아갔다. 마지막 한번의 기회만 남았다. 여기서도 지면 그대로 해임될 가능성이 크다.

10일 오전 2시35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버밍엄 빌라파크에서 열리는 애스턴빌라와의 2024~2025시즌 FA컵 4라운드 경기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운명이 달려 있다.

영국 매체 TBR풋볼은 8일 '리버풀전 패배로 경질 위험이 커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다음 애스턴빌라전에서도 승리하지 못한다면 토트넘에서의 미래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 보드진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FA컵 애스턴빌라전 승리를 원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허락된 마지막 기회다.

지난 시즌 토트넘의 지휘봉을 처음 잡고 리그 5위를 기록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니엘 레비 회장과 토트넘 최고위층의 굳건한 신뢰를 얻었다. 때문에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과 올 1월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요청에 따라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하지만 2024~2025시즌은 거의 재앙수준이다. 토트넘은 시즌 초반부터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점점 경쟁력을 잃어갔다. 급기야 리그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때 강등 위험권인 15위까지 떨어졌다가 현재는 14위(8승3무13패, 승점 27)를 기록 중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호기롭게 리그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우승은 커녕 유럽 클럽대항전 출전이 가능한 상위권 재도약도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이처럼 리그에서 처참한 부진이 이어졌지만, 레비 회장을 중심으로 한 토트넘 보드진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신임을 계속 유지했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스탠스다. 과거 안토니오 콘테, 조제 무리뉴, 누누 산투 감독 등을 가차없이 경질했을 때와는 다르다. 당시 분위기였다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벌써 몇 번이나 해임됐을 것이다.

토트넘 보드진은 리그 성적 부진이 포스테코글루 감독 탓이 아닌 선수들의 부상 러시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게다가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컵대회에서 그나마 좋은 결과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라바오컵과 FA컵에서 토트넘은 비교적 순항하며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 유로파리그에서도 16강에 직행한 상태다.

하지만 카라바오컵 우승의 꿈은 처참히 박살났다. 리버풀과의 준결승 1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결승행 가능성을 높였는데, 2차전에서 무려 0대4로 참패하며 1차전 승리의 메리트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합산스코어 1-4로 결승행이 좌절됐다.

이로 인해 레비 회장과 토트넘 보드진의 믿음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 TBR풋볼은 '토트넘의 카라바오컵 준결승 2차전 참패 이후 제이미 레드냅 등 전문가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그 후 토트넘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미래에 관한 구단 이사회의 입장과 요구사항이 공개됐다'고 기브미스포츠의 보도를 인용했다.

기브미스포츠는 '토트넘이 만약 애스턴빌라와의 FA컵 4라운드에서 패해 불과 며칠 만에 두 개의 컵대회에서 연이어 탈락한다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미래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보드진은 애스턴빌라전 승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코 쉽지 않은 미션이다. 애스턴빌라는 리그 8위(승점 37)로 토트넘보다 리그 성적이 좋은 강팀이다. 그러나 토트넘은 지난 11월 3일에 열린 리그 10라운드 맞대결에서 4대1로 대승을 거둔 좋은 기억도 있다.

비록 당시 2골을 넣은 도미닉 솔란케가 부상으로 뛸 수 없지만, 겨울 이적시장 막판에 영입한 마티스 텔이 새로운 전력으로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총력전을 통한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날도 진다면 그대로 경질될 가능성이 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