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스마일점퍼'가 다시 날았다. 지난 파리올림픽에서 아픔을 겪은 우상혁(29·용인시청)이 올 시즌 첫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장밋빛 2025년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우상혁은 9일(한국시각) 체코 후스토페체의 스포츠홀에서 열린 2025년 세계육상연맹 인도어투어 실버 후스토페체 높이뛰기 대회에서 2m31를 넘어 우승을 차지했다. 2m31은 스테파노 소틸레(이탈리아), 요나선 카피톨닉(이스라엘)이 보유한 2025시즌 남자 높이뛰기 최고 기록 공동 1위다.
1차 시기에서 2m31을 넘으며 2m28을 뛴 올레 도로슈크(우크라이나), 2m25를 넘은 아카마쓰 료이치(일본)을 가볍게 따돌렸다. 태국, 한국에서 훈련하다 지난달 20일 일찌감치 체코로 건너가 구슬땀을 흘린 우상혁은 2m31에서 만족하지 않고 우승 확정 이후 2m35와 2m37에 잇달아 도전했지만, 아쉽게 바에 몸이 걸렸다. 아쉬움도 잠시,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우상혁에게 후스토페체는 '약속의 땅'이다. 2022년 후스토페체 대회에서 2m36을 넘어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다. 기세를 탄 우상혁은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선수권에서 2m24로 우승했고, 유진 실외세계선수권에서 2m35로 2위를 차지하며 한국 육상 역사를 새롭게 쓴 바 있다. 3년만에 후스토페체에서 메달을 목에 건 우상혁은 대회 조직위를 통해 "후스토페체에 올 때마다 많은 응원을 받는다. 오늘도 응원을 받으며 기분좋게 뛰었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파리올림픽 결선에 오른 13명 중 절반에 가까운 6명이 출전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해미시 커(뉴질랜드), 셸비 매큐언(미국),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은 불참했지만, 파리올림픽 4위 스테파노 소틸레(이탈리아), 5위 아카마쓰, 6위 도로슈크, 9위 얀 스테펠라(체코), 12위 브라이언 라츠(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참가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에서 승리하며 힘찬 출발을 알렸다.
우상혁은 오는 19일 슬로바키아 반스카비스트리차에서 시즌 두 번째 경기에 임한다. 2025년엔 올림픽 및 아시안게임이 열리지 않지만, 3월21~23일 중국 난징에서 세계실내선수권이 열린다. 지난 파리올림픽에서 2m27로 아쉬운 7위 성적을 낸 우상혁이 세계 정상을 탈환할 절호의 기회다. 하반기엔 9월13~21일 일본 도쿄에서 세계실외선수권이 기다린다. 우상혁은 자신의 3번째 올림픽인 2028년 LA올림픽을 위해 서서히 기어를 올리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