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드디어 사사키 로키의 공식 스프링캠프가 시작됐다. 첫날부터 관심이 뜨거웠다.
LA 다저스 소속 일본인 투수 사사키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다저스의 캠프 장소인 카멜백 랜치에서 투·포수조 공식 훈련을 시작했다.
사사키는 공식 훈련 첫날인 이날 구단 티셔츠와 모자를 착용하고 그라운드에서 약 20분간 캐치볼을 실시했다. 직구만 던지면서 감각을 체크한 사사키는 약 40m까지 캐치볼 거리를 늘려갔다.
사사키의 캐치볼을 보기 위해 수십명의 관계자가 몰렸다. '풀카운트' 등 현지 취재 중인 일본 언론에 따르면 "마크 프라이어 투수코치와 구단 수뇌부를 비롯해 경비원, 구단 SNS 담당자 등 17명의 구단 관계자가 지켜봤고, 약 40여명의 취재진이 모였다"고 했다. 또 클럽하우스 미디어 개방 시간에는 한켠에서 같은 일본 출신인 야마모토 요시노부, 오타니 쇼헤이와 편하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사사키의 통역 전담 직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날은 오타니의 통역을 2년째 맡게된 윌 아이턴이 사사키에게 훈련 장소 이곳저곳을 소개해 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실 사사키는 미일 협정상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지만, 빅리그 스프링캠프 초청권을 포함해 초대 선수로 참가한 신분이다.
미일 야구 협정에 따르면, 만 25세 이하인 선수는 FA가 아닌 국제 아마추어 선수로 분류된다. 사사키 역시 생각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빨리 서두르면서 각 구단 국제 영입 한도액에 맞춰 '쟁탈전'이 벌어졌다. 최종 승자는 다저스였다.
일본 국가대표 투수이자 최고 165km의 강속구를 뿌리는 괴물 투수로 주목받았던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단 한 시즌도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대단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부상이 워낙 잦아 '유리몸'이라는 오명도 있었다. 지난해 소속팀 지바롯데 마린스에서도 상체 피로 회복 지연을 이유로 전반기 여러 차례 로테이션을 거르면서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일찍부터 사사키에 눈독을 들이고 있던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국제 아마추어 선수로 분류돼 몸값이 낮은 사사키를 영입하기 위해 말 그대로 영입 전쟁을 벌였다. 역으로 사사키가 구단들을 면접하는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였다. 초반 거의 20개가 넘는 구단들이 관심을 보였다가, 1차, 2차 탈락팀들이 발생했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함께 최종 후보 3개팀으로 막판까지 경쟁했다.
당초 다르빗슈 유가 뛰는 샌디에이고가 가장 유력한 승자였지만, 결국 다저스가 오타니, 야마모토에 이어 사사키까지 품으며 최후의 승자가 됐다. 일각에서는 사사키의 결정을 두고 "이미 다저스로 행선지를 정해뒀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샌디에이고 면접 당시 함께 대화를 나눴던 매니 마차도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이 "사사키가 이미 갈 곳(다저스)을 정해놓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저스 앤드류 프리드먼 편성 본부장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사사키를 개막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킬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프리드먼은 "우리의 계획은 그를 시즌 개막부터 포함시키는 것이다. 선발 등판 사이 루틴에 대해서도 논의해 갈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이동이 많다"고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