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악명높은 '머지사이드 더비'가 또 이름값을 했다.
리버풀과 에버턴의 충돌은 무더기 '레드 카드'가 수놓았다. 에버턴이 지역 라이벌 리버풀을 상대로 극장 승부를 연출했다.
에버턴은 13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파크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순연경기에서 극적으로 2대2 무승부를 기록하며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희비는 후반 추가시간 8분인 53분 출렁였다. 에버턴이 동점골로 리버풀을 잠재웠고, 승부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장군멍군이었다. 에버턴은 전반 11분 베투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프리킥 상황에서 제러드 브랜스웨이트가 기습적으로 찔러준 공간 패스를 받은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그래도 EPL 선두 리버풀은 강했다. 5분 뒤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가 동점골을 터트렸다. 그는 모하메드 살라의 크로스를 헤더로 골문을 열었다.
살라는 후반 28분 역전골까지 책임졌다. 교체 투입된 커티스 존스의 슈팅이 에버턴 수문장 조던 픽포드의 손에 맞고 우측으로 흘렀다. 볼은 살라의 발끝에 걸렸고, 왼발이 아닌 오른발로 득점에 성공했다.
정규시간은 후반 45분에서 멈췄다. 승부의 추는 리버풀 쪽으로 기운 듯 했다. 후반 추가시간 8분, 에버턴의 마지막 공격에서 드라마가 연출됐다. 제임스 타코우스키는 팀 이로에그부남이 헤더로 떨궈준 볼을 골문 구석을 가르는 그림같은 발리로 극장골을 작렬시켰다.
타코우스키의 골은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단하는 VAR(비디오판독) 후 온사이드가 선언되며 득점이 인정됐다. 지난해 4월 홈에서 열린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2대0 깜짝 승리를 거둔 에버턴의 그라운드는 또 한번 환희로 물결쳤다.
반면 리버풀은 10일 챔피언십(2부) '꼴찌' 플리머스에 0대1로 패하며 FA컵 32강에서 탈락하는 대이변의 희생양으로 전락한 데 이어 EPL에서도 반전에 실패했다. 승점 57점을 기록한 리버풀은 2위 아스널(50점)과의 승점 차를 6점에서 7점으로 벌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안정을 찾은 에버턴은 승점 27점을 기록하며 15위를 기록했다. 14위 토트넘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밀렸다.
두 팀의 싸움은 종료 휘슬이 울린 후에도 이어졌다. 에버턴의 압둘라에 두쿠레와 존스가 뒤엉켰다. 존스는 두쿠레가 리버풀 원정석 앞에서 세리머니를 한 것에 폭발했다.
난투극에 가까운 몸싸움이 벌어졌고, 두 팀의 선수들이 가세했다. 경기장 보안요원에 이어 경찰까지 출동했다. 주심은 두쿠레와 존스에게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미 한 장의 경고가 있었던 둘은 경고 2회로 퇴장당했다.
끝이 아니었다.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도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는 마이클 올리버 주심과 이상한 악수 자세로 손을 잡는 모습이 포착됐다. 올리버 주심은 지체없이 퇴장을 명령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리버풀의 주장 버질 반 다이크가 항의했지만, 주심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슬롯 감독을 보좌하는 시프케 훌쇼프 코치도 에버턴 동점골 상항에서 심판과 논쟁을 벌이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슬롯 감독을 비롯해 퇴장으로 인한 출전 정지 징계가 불가피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