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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슛 0골'과 '2슛 2골'…개막전 희비 가른 골, 결국 넣던 사람이 넣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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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15대6, 지난 15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대전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전의 슈팅수다. 홈팀 포항이 2.5배 많은 슈팅을 시도했다. 특히 후반전 슈팅수는 11대3이었다. 볼 점유시간은 포항이 41분34초, 대전이 22분13초였다. 공을 더 오래 소유하고, 더 많은 찬스를 만든 건 포항이었지만, 최종 스코어는 대전의 3대0 승리였다. 차이를 가른 건 결국 '득점력'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에서 대전으로 이적한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주민규는 이날 공격 선봉으로 나서 단 2번의 찬스를 2골로 연결했다. 전반 31분 최건주의 결승골로 대전이 1-0으로 앞선 후반 41분 추가골을 갈랐고, 후반 44분 정재희의 패스를 받아 멀티골이자 이날 승리의 쐐기골을 박았다. 반면 장기 부상을 털고 돌아온 '이기형 아들' 이호재(포항)는 대전 팀 슈팅수와 동일한 6개의 슛을 시도할 정도로 많은 기회를 잡았지만, 골망을 가르지 못했다. 개막전은 포항이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득점이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다크호스' 대전은 첫 경기부터 주민규 영입 효과를 보며 돌풍을 일으키는 저력을 지닌 팀이라는 걸 증명했다.

하루 뒤인 16일에는 '대팍의 신' 세징야가 강원과의 홈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3분, 무회전 중거리포로 역전 결승골을 뽑아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각각 K리그1에서 94골과 89골을 기록 중인 베테랑 주민규와 세징야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을 개막전부터 행동으로 옮겼다.

반면, 16일 홈에서 승격팀 안양을 상대한 디펜딩 챔프 울산,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를 상대한 '우승 대항마' 서울은 경기를 주도하고도 '0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 울산의 슈팅수는 15개였다. 새롭게 합류한 허율 이희균이 분주히 공격 진영을 누볐지만, 굳게 걸어잠근 안양의 골문을 여는 데 애를 먹었다. 후반 라카바와 야고를 투입한 이후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은 조영욱, 린가드, 루카스, 문선민 등 주전 공격 자원을 총 투입했다. 측면과 중원 숫자 싸움에 포커스를 맞춘 제주의 대응 전략에 대한 파훼법은 기대득점(xG)을 뛰어넘는 '한방'이었지만, 전방에서 방점을 찍어줄 공격수의 부재가 도드라졌다. 김기동 서울 감독이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새로운 원톱 공격수의 합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현재 크로아티아 장신 공격수 마르코 두간지치(무적)의 FA 영입에 합의한 뒤 팀 합류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와 수원FC는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0대0 비겼다. 광주 박인혁 박정인, 수원FC 싸박, 오프키르 등 새롭게 영입된 공격수들의 침묵이 아쉬웠다. 영국의 축구 전술 칼럼니스트 조나단 윌슨은 지난 15일 영국 매체 가디언에 기고한 칼럼에서 축구계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FC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에 대항하기 위해 '안티풋볼'이 등장한 것처럼, 전방 압박 전술에 반대되는 전통적인 원톱 전술이 꿈틀대고 있다고 적었다. 34세의 나이에 프리미어리그에서 18골을 넣으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비는 장신 공격수 크리스 우드(노팅엄)의 사례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K리그에서도 우드와 같은 정통 스트라이커의 가치가 점점 높아질 수도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