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고(故) 김새론이 한창 반짝여야 할 시기에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 연예계는 큰 슬픔에 빠졌다.
김새론은 16일 오후 4시 54분쯤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25세.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 등 타살 흔적은 확인하지 못했다.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며 조만간 변사 처리를 할 예정이다.
황망한 비보에 스타들도 계속해서 고인의 빈소를 찾는 중이다. 특히 김새론과 영화 '아저씨'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원빈이 조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원빈은 검은색 정장을 차려 입고, 아내인 배우 이나영과 함께 17일 오후 빈소를 방문해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2010 개봉한 '아저씨' 이후 그간 광고나 화보 촬영 외에는 연예계 활동을 하지 않았던 원빈이 침통한 얼굴로 모습을 드러내, 보는 이의 가슴을 더 먹먹하게 만드는 모양새다. 그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약 15년 만의 공백기를 깨고 수많은 취재진 앞에 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빈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도 보내고, 빈소에서 연신 눈물을 닦은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아저씨'가 원빈이 맡은 태식이 김새론이 맡았던 소미를 구하는 내용이라는 점을 되짚으며, 애통한 마음을 함께 표하는 중이다.
김새론 절친으로 알려진 스타들도 고인의 가는 길을 기렸다. 배우 한소희, 김보라, 악뮤 이수현 등 각종 방송 및 SNS을 통해 생전 고인과의 우정을 자랑해온 이들이 한달음에 장례식장으로 달려온 것이다. 특히 김보라는 '또 만나, 그땐 잔소리 줄일게'라는 문구의 근조화환으로, 고인과 얼마나 가까운 관계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이밖에 배우 공명, 서예지, 마동석, 가수 겸 배우 아이유, 차은우 등이 근조화환을 보내, 추모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SNS을 통한 추모글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김새론과 함께 영화 '동네사람들'에 출연했던 배우 김민체는 "영화에서 딸로 만나 너무 행복했다"고 했고, 김새론과 프랑스 칸 영화제에 나란히 참석했던 배우 김옥빈도 국화꽃 사진을 게재했다. 그룹 AOA 출신 권민아도 국화꽃 그림과 함께 "짧은 인연이었지만 즐거웠고 소중한 만남이었다"는 글을 남겼다.
반면, 성우 겸 방송인 서유리는 안타까운 심경글을 남겼다가 뜻밖의 악플을 받기도 했다. 서유리는 17일 자신의 계정에 "세상을 왜 버리고 그래"라는 글귀를 적었는데, 주어는 없지만 고인을 두고 쓴 글로 짐작됐다. 그런 가운데, 한 네티즌이 "내가 볼 땐 너도 곧 버릴 것 같은데"라는 때아닌 악플을 남겼고, 서유리는 해당 악플 캡처본과 함께 "???"라는 글귀를 덧붙여, 황당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가수 미교는 고인이 스스로 세상을 등진 이유를 악플로 지목하면서, 악플러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미교는 김새론 비보가 전해진 지난 16일 자신의 계정에 "사람 한번 죽어나가야 악플러들 손이 멈춤. 아차 싶어서. 근데 본인들이 악플을 달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겠지?"라며 "참 사람 하나 죽이는 거 일도 아니다. 죽은 사람만 안타깝지"라고 썼다.
2000년생인 김새론은 2001년 잡지 '앙팡' 모델로 연에계 생활을 일찍 시작했고, 2009년 영화 '여행자'를 통해 본격 연기자 길을 걸었다. 당시 고작 9세였던 김새론은 '여행자'로 칸 국제영화제에 최연소로 진출하는 영광도 누렸다.
이외에 영화 '이웃사람', '도희야', '나는 아빠다', '바비', '맨홀', '만신', '동네사람들' 등,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엄마가 뭐길래', '하이스쿨: 러브온', '여왕의 교실', '화려한 유혹', '마녀보감', '우수무당 가두심' 등에 출연했다.
해당 작품들로 '청룡영화상', '부일영화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MBC 연기대상', 'KBS 연기대상', '황금촬영상',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 등 굵직한 시상식에서 여러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도 했던 김새론은 활발한 연기 활동을 이어왔지만, 2022년 5월 서울 강남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일으키면서 공백기를 가졌다. 오는 5월 개봉 예정인 영화 '기타맨'이 고인의 유작이 될 전망이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송파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7호실에 마련됐으며, 김새론의 부모와 동생인 배우 김아론, 김예론이 상주로 이름을 올렸다. 발인은 19일 오전 6시 20분이며,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