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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미키 17' 봉준호 감독 "'마더' 원빈 이어 로버트 패틴슨도? 난 꽃미남 파괴자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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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봉준호 감독이 '꽃미남 파괴자'라는 수식어에 대해 웃픈 해명을 내놨다.

봉준호 감독은 최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영화 '마더'에서 원빈을 촬영하며 너무 고생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미키 17'에서는 꽃미남 파괴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영화 '미키 17'은 영화 '기생충'(2019)으로 칸 국제영화제 그랑프리와 미국 아카데미상을 석권한 봉 감독의 복귀작이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이자,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로버트 패틴슨은 극 중 미키 17과 미키 18 역을 맡아 1인 2역 연기에 도전했다. 봉 감독은 "미키 17은 약간 찌질하고 우리말로 표현하면 찐따미가 있다. 맨날 손해를 보는 데도 화도 못 내서 불쌍한 마음이 들게끔 하지 않나. 막 개구지고 웃긴 느낌보단 측은지심 하고 소심해 보이는 느낌이 필요했는데, 그걸 본인 스스로 톤 조절을 잘했다. 사실 영어 뉘앙스에 대해선 저보단 배우들이 훨씬 더 잘 알기 때문에 의지해서 갔다"면서 "로버트 패틴슨은 섬세하고 준비도 많이 해오는 배우였고, 역할에 대한 욕심과 비전이 있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큰 행운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미남 스타인 로버트 패틴슨을 '미키 17'에 캐스팅한 이유도 설명했다. 봉 감독은 "저를 마치 꽃미남 파괴자로 보시는 거 같은데, 그러고 싶지 않았다(웃음). '마더' 때 원빈 씨를 안 잘생기게 찍으려고 노력했는데, 보통 일이 아니더라. 저랑 홍경표 촬영 감독이 원빈 씨를 찍다가 '잘생겼어!'하고 감탄했다"며 "로버트 패틴슨은 '트와일라잇'에서 처음 봤는데, '저 청년은 어쩜 저렇게 새 하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겉으로 보이는 창백하고 멋진 이미지가 다가 아니더라. 나중에 보니 연기적으로도 욕심이 많아서 미국 인디영화에도 많이 출연했다. 특히 윌렘 대포와 호흡을 맞춘 '라이트하우스'에선 엄청난 광기 에너지를 폭발시키더라. 그 영화를 보고 나니까, 로버트 패틴슨이 미키 18도 잘 소화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연기할 때 굉장히 여러 가지의 느낌을 표현해 내서 1인 다역을 소화한 것과도 다름없었다. 쉽지 않았을 텐데 정말 잘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현장에서 본 로버트 패틴슨에 대해선 "실제 성격은 조용하고 착하다. 스태프들을 힘들게 한다거나 까다롭게 하는 게 없어서 영국에서 촬영할 때도 신기했다. 배급사 관계자들도 저번에 한국에 홍보 일정 차 왔을 때 로버트가 불평불만 없이 열심히 했다고 했다"며 "동·서양을 떠나서 굉장히 나이스하다"고 전했다.

한편 '미키 17'은 오는 28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 개봉을 확정했다. 북미 개봉일은 3월 7일이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