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고졸 입단 2년차 때 정규리그 1위를 경험하고 7년 뒤 주장으로 1위를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의 허수봉에겐 의미가 있는 시즌이 됐다.
현대캐피탈이 6라운드가 되기전 1위를 확정지었다. 현대캐피탈은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 ̄2025 V-리그 우리카드와의 5라운드 원정경기서 1세트를 내주면서 출발했지만 이후 2,3,4세트를 차례로 따내며 세트스코어 3대1(25-27, 25-23, 25-18, 25-21)의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26승4패, 승점 76점을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남은 6라운드를 전패하고, 2위 대한항공이 전승을 해도 1위를 유지하게 돼 이날 2024~2025시즌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17~2018시즌 이후 7시즌만에 다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역대 6번째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1위를 결정지으면서 역대 가장 빠른 1위 확정 기록을 세웠다. 이전 기록은 지난 2012~2013시즌으로 당시 30경기로 치러진 시즌에서 삼성화재가 5경기를 남기고 1위를 결정지었을 때였다. 현재와 같은 36경기 체제에서는 현대캐피탈이 마지막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던 2017~2018시즌 4경기를 남기고 1위를 확정지은 바 있다.
이번에 현대캐피탈이 6경기를 남기고 1위를 확정 지으면서 경기 수에 상관없이 명실 상부 가장 빠른 1위 확정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날 허수봉은 공격 성공률 59.5%로 25득점을 하고 블로킹 2개와 서브 에이스 1개로 양팀 최다인 28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레오는 블로킹 3개와 서브에이스 3개, 백어택 3개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22득점. 둘이 50점을 합작.
우리카드의 송명근(17점) 김지한(16점) 니콜리치(10점) 알리(9점) 등 4명의 공격수의 득점을 합친 게 55점이니 허수봉과 레오의 득점력이 얼마나 좋았는지를 알 수 있다.
허수봉은 이번 시즌 확실히 국내 에이스로 거듭났다. 5라운드까지 501득점을 기록해 전체 4위, 국내 1위를 기록 중. 공격성공률 54.5%로 전체 3위에도 올라있다.
허수봉은 7년만의 1위 소감을 묻자 "당시엔 형들이 경기하는 거 보는게 좋았고, 한번씩 들어가서 득점하면 좋았는데 지금은 경기를 책임져야 되는 부분에서 집중을 하고 있다. 동료들이 도와줘서 빨리 1위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현대캐피탈의 필립 블랑 감독은 코보컵 우승이 정규리그 1위를 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했는데 허수봉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사실 그동안은 합도 안맞았고, 자신감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시즌엔 코보컵에서 우승을 하면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런 마음가짐이 힘든 경기도 뒤집어서 이기는 경기도 많이 나오게 됐다"라고 했다.
이번 시즌 주장을 맡은 것이 자신의 경기력에도 도움이 됐다고. "사실 처음엔 부담이 많이 됐다. 그러나 민호 형, 승빈이 형 등이 많이 도와주셔서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는 허수봉은 "후배들도 많아서 내가 한발 더 뛰고 훈련 때도 더 해야겠다는 마음 가짐으로 경기, 훈련에 임했는데 그래서 경기력도 잘 나온 것 같다"라고 했다.
일찍 1위를 확정지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충분히 체력 관리를 하면서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허수봉은 "상대는 경기를 하고 올라오니 체력이 떨어지고 우린 컨디션이 좋을 것이라서 최선을 다해서 하겠다"면서 "불안한 부분, 잘 안되는 부분을 보완한다면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팀이 1위를 한데다 개인 성적도 좋아 정규리그 MVP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 않을까. 허수봉은 "개인상 욕심은 없다. 모두가 잘해서 (코보컵)우승을 했고, (정규리그)1위를 했기 때문에 우리 팀에서 MVP가 나오면 좋겠다"면서 "레오가 받으면 좋겠다"라고 레오를 MVP로 추천했다.
팬들과 챔프전 우승의 기쁨을 함께 하고픈 마음이 강했다. 허수봉은 "오늘 경기에서 홈팀보다 우리팀 응원소리가 더 커서 소름이 돋았다. 그것에 힘을 많이 받았다"면서 "챔프전 우승을 못한지가 오래돼서 팬들이 오래 기다리셨는데 이번에 우승해서 팬들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장충=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