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루키 이시미 소마(19)가 1군 데뷔전에서 2안타를 때렸다. 애니메이션 '원피스' 스티커를 헬멧 뒤에 붙이고 등장해 적시타 2개를 터트렸다. 그런데 상대팀이 두산 베어스다. 고쿠보 히로키 감독(54)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충격적이었다. 타격 능력이 뛰어나다고 느꼈다. 요즘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라고 칭찬했다.
선수층이 두터운 소프트뱅크에서 고졸 신인 선수가 1군 경기에 출전한 것도 대단한데. 두 차례 득점 찬스를 모두 살렸으니 화제가 될만하다. 이시미는 스프링캠프를 C조에서 출발해 B조를 거쳐 A조에 합류했다. 1군 첫 경기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27일 미야자키 아이비스타디움에서 열린 두산과 연습경기. 6회 수비 때 유격수로 교체 출전한 이시마는 1-0으로 앞선 7회 첫 타석에 섰다. 무사 1루. 두산 우완 박지호가 던진 초구 한가운데 직구를 받아쳐 3루타로 만들었다.
타구가 좌중간을 통과해 펜스까지 흐르자 2루를 지나 내달렸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3루까지 들어갔다. 이 장면을 더그아웃의 고쿠보 감독이 웃으면서 지켜봤다.
무사 1,3루에서 맞은 8회 두 번째 타석. 풀카운트에서 두산 박치국을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뽑았다. 시속 125km 변화구를 타이밍을 잡고 노려쳤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흔들림 없이 침착하게 대응했다. 1점을 추가한 소프트뱅크는 6-0 리드를 이어갔다.
2006년 6월 생, 1m76-74kg, 우투좌타. 이시미는 신인 드래프트 5순위 지명으로 입단했다. 야수로는 3번째로 호명됐다.
'전설' 스즈키 이치로가 졸업한 나고야 메이덴고교 출신이다. 지난해 모교를 찾은 선배 이치로의 지도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고교시절 1학년 때부터 매년 고시엔대회에 나갔다. 2022~2023년 여름, 2024년 봄 대회에 출전했다. 고교 2학년 겨울에 외야수에서 유격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소프트뱅크는 퍼시픽리그 최강 전력으로 매년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육성 선수 13명을 포함해 총 19명을 뽑았다.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 중 유일하게 4군까지 운영한다. 육성에 힘을 쏟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외부 FA로 채운다. 매 시즌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매년 신인 상위 지명 선수들이 팀을 떠난다. 이시미는 일단 출발이 좋다.
이날 타격에선 강력한 임팩트를 남겼으나 수비 실수가 있다. 그는 "포구 자세가 안 좋아 악송구가 나왔다"고 반성했다.
이시미는 입단 첫해 목표를 묻자 "1군 출전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1년차 목표는 2군 상위 타선에 들어가는 것이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