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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바뀌니까 좋은 느낌이..." '3년간 LG전 7연패 ERA 9.60→3이닝 무실점' 트레이드가 터닝포인트 되나[오키나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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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팀을 바꾸니 느낌이 좋은 것 같다.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김민과의 1대1 트레이드로 SSG 랜더스에서 KT 위즈로 온 왼손 선발 오원석이 큰 산을 넘었다.

오원석은 2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서 선발등판해 3이닝 동안 1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연습경기에서 잘 던지는게 뭐가 대수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오원석이 LG를 상대로 잘던졌다는 것은 얘기가 다르다. 그동안 오원석이 LG전에 너무나 약했기 때문이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2020년 SK 와이번스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오원석은 지난해까지 LG전에만 총 16경기(선발 13경기)에 등판했는데 3승8패 평균자책점 8.25에 그쳤다.

2021년만 성적이 괜찮았다. 7경기(4번 선발)에선 3승1패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었다. 3승이나 있었지만 평균자책점은 그리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2021년 10월 6일 잠실 경기서 6이닝 4안타 무4사구 8탈삼진 2실점의 좋은 모습으로 승리투수가 됐었다. 그리고 그게 그의 LG전 마지막 승리였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9경기에서 승리하나 없이 7번의 패배와 함께 평균자책점이 무려 9.60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도 LG전에 3경기에 나섰는데 2패 평균자책점이 8.25나 됐다.

이날 오원석이 LG전에 선발등판한 것은 경기에 따라 순서대로 등판하다보니 생긴 우연이었다는게 KT 이강철 감독의 설명.

팀이 바뀐 덕분일까. 오원석은 LG에게 무실점의 좋은 피칭으로 올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1회말 1사후 2번 오스틴 딘에게 풀카운트 승부끝에 볼넷을 허용했고, 이어 3번 김현수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1사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LG전에 약했던 성적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4번 문보경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낸 뒤, 5번 오지환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1회말을 끝냈다. 짧은 안타성 타구였는데 좌익수 장진혁이 앞으로 달려와 슬라이딩 캐치 호수비로 오원석을 살렸다.

호수비 덕분일까 오원석이 안정을 찾았다. 2회말 6번 박동원을 1루수 플라이, 7번 박해민을 삼진, 8번 구본혁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삼자범퇴로 넘겼고, 3회말엔 1사후 홍창기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오스틴과 문보경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고 자신의 피칭을 마무리했다.

이날 총 59개의 공을 뿌린 오원석은 최고 145㎞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을 섞어 LG 타자들과 좋은 승부를 펼쳤다.

오원석은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점으로 "점수를 안준게 가장 만족스럽다. 그리고 컨트롤이 잘됐던 것 같아서 좋았다"라고 했다.

아무리 연습경기라고 해도 LG전이라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오원석은 "LG전에 워낙 안좋아서 사람인지라 의식은 됐다"면서 "그래도 시즌 들어가면 상대해야되는 팀이지 않나. 연습경기지만 점수를 안준 것이 자신감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팀이 바뀌었으니 천적관계도 달라지길 기대. "아무래도 LG전엔 안좋은 잔상이 많았는데 오늘이 터닝포인트가 되면 좋겠다"는 오원석은 "팀이 바뀌니까 나에게도 좋은 느낌이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SSG 시절 LG전에 좋지 않으니 LG전을 피하고 싶지는 않았을까. 오원석은 "그런데 SSG에 있을 때도 LG전에 안나가고 싶은 생각은 안했다. 어떻게든 빨리 이겨보자는 생각이었다"면서 "다른 팀 좌타자들은 내 공을 잘 치는 느낌이 안들었는데 LG 좌타자들은 잘치더라. LG전에 별걸 다 해봤는데 안되길래 '그냥 안되는 건가'라는 생각도 했었다"라고 말했다.

포수 장성우와의 새로운 호흡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확실히 (장)성우 선배님은 랜더스에서 했을 대와는 다른 볼배합을 하신다"면서 "처음 해보는 느낌이라 낯설기도 했는데 결과가 잘 나오더라. 공격적일 때 공격적인데 또 수비적일 때도 있다. 그걸 잘하시즌 것 같다. 오늘은 연습경기이고 감각을 찾아가는 단계라 계속 공격적으로 했다"라고 말했다.

오원석은 KT 선발진에 들어가는 것에 꽤 기대감을 보였다. KT 선발진이 좋기에 자신도 배울게 많다고 생각했다. 오원석은 "랜더스에 있을 때도 KT 선발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내가 시너지 효과를 받고 많이 배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런게 나에겐 좋은 기회로 보였다"면서 "여기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선발 투수로서 목표는 10승을 해보는 것이고, KT에서도 우승을 꼭 해보고 싶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오키나와(일본)=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