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선발에 진심인 투수다. KBO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성공하기 위해 비시즌부터 준비를 했다.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지난해 LG의 외국인 레전드인 케이시 켈리의 대체 선수로 한국에 왔다. 부진했던 켈리를 대신해 LG 마운드를 높여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다양한 구종을 던지고 하체를 이용한 피칭으로 제구력도 좋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미국에서 최근에 선발보다는 불펜 투수로 활약을 했었다. 선발로 뛰고 싶은 마음에 한국까지 온 에르난데스는 뛰어난 구위와 날카로운 제구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확실하게 떨어지는 변화구가 없어 타순이 한바퀴 돈 이후엔 타자들의 방망이에 걸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선발로 9경기에 등판해 3승2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기대한 모습은 아니었다. 불펜에서 능력을 발휘. 2경기에서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그리고 LG는 포스트시즌에 접어들면서 약한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선발 투수 중 2명을 불펜 투수로 빼기로 했는데 그 중 한명이 에르난데스였다. 그리고 에르난데스의 불펜 카드는 제대로 적중했다.
에르난데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엘동원'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LG의 수호신이 됐다.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전경기에 등판하는 투혼을 보이며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00의 완벽한 피칭으로 LG를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LG는 에르난데스의 투혼과 실력을 높이 사 총액 130만 달러에 재계약까지 했다.
그리고 지난 2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구장에서 에르난데스의 첫 실전 피칭이 이뤄졌다. 지난해 준PO에서 만났던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28개의 공을 던지고 1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끝냈다. 1회초 2번 로하스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허용했지만 3번 허경민을 3루수앞 땅볼, 4번 장성우를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처리했다. 2회초엔 황재균과 장진혁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삼자범퇴.
최고 150㎞에 커터, 스위퍼,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시험하며 첫 피칭을 마쳤다.
에르난데스는 "제구에 신경을 써서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존 안에 던지는 것을 테스트 했다. 만족스러운 경기였다"라며 첫 실전 등판을 스스로 평가했다. "캠프 때부터 그정도의 구속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구속은 신경쓰지 않고 던졌다"라며 구속에는 신경쓰지 않는 모습.
선발로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큰 에르난데스는 비시즌에 선발 준비를 했다. 선발로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위한 체력적인 준비를 한 것. 에르난데스는 "어깨 웨이트트레이닝을 비시즌 때 중점을 두고 준비했다. 개인 목표가 건강하게 부상없이 시즌 끝까지 하는 거라서 그런 쪽으로 비시즌에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는 150이닝 이상을 던져야 한다. 에르난데스가 최근 100이닝을 넘긴 경우는 2019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합쳐 130⅓이닝을 던진 것과 2022년에 합계 121⅓이닝을 소화한 정도다.
건강하고 오래 던지기 위해 미리 어깨 보강 운동 등으로 KBO리그 준비를 한 것. 7월에 와 한국의 여름이 무덥다는 것과 포스트시즌까지 치르면 더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하는 것까지 염두에 둔 준비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시즌 중에 KBO리그에 와서 경험했기 때문에 준비를 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을 듯.
에르난데스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던져 상대팀이 분석을 했을 것이란 말에는 "상대도 나를 분석하겠지만 우리도 상대방을 분석하고 게임을 준비한다. 그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좀 더 스마트한 피칭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오키나와(일본)=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