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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회 아카데미] 'K-팝★' 최초 축무 리사→12년만 20대 女주연상X작품상 '아노라' 독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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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를 집어 삼킨 대형 산불 피해로 마냥 웃을 수 없었던 미국 최대 규모의 영화상 아카데미 시상식이었지만 그 안에서도 반전과 화제의 모먼트가 곳곳에 등장해 전 세계 시선을 사로잡았다.

3일(한국시각)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미국 유명 코미디언이자 토크쇼 스타 코난 오브라이언의 진행으로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1929년부터 아카데미 회원들이 뽑는 상으로 미국 영화제작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만이 투표권을 가진 영화인에 의한, 영화인을 위한 미국 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이다.

이날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의 영예인 최우수작품상은 성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션 베이커 감독의 작품 '아노라'가 차지하면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아노라'는 뉴욕에서 스트리퍼로 일하는 아노라가 러시아 재벌 2세를 고객으로 맞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시상식이 열리기 전 수상이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손꼽혔던 '아노라'는 이변 없이 한해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최고의 작품으로 선택돼 많은 축하를 받았다. '아노라'는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여우주연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까지 무려 5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뿐만 아니라 '아노라'는 주인공 마이키 매디슨이 강력한 수상 유력 후보였던 데미 무어를 꺾고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새로운 아카데미 시상식 '신데렐라'로 등극했다. '아노라'에서 스트리퍼 아노라 역을 맡아 호평을 얻은 마이키 매디슨은 올해 26세로, 앞서 2013년 열린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2세의 나이로 최연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실버라이닝 플레이북'(데이비드 O. 러셀 감독)의 제니퍼 로렌스에 이어 두 번째 20대 여우주연상 주인공이 됐다.

남우주연상 역시 반전이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은 '브루탈리스트'(브래디 코베 감독)의 애드리언 브로디가 차지한 것. 애드리언 브로디는 29세였던 2003년 제7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피아니스트'(로만 폴란스키 감독)를 통해 역대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명배우다. 이날 유력 수상 후보였던 밥 딜런을 연기한 '컴플리트 언노운'(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티모시 샬라메를 꺾고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도미니카계 미국인 이민자인 조 샐다나와 맥컬리 컬킨의 동생 키에란 컬킨의 첫 오스카 조연상 수상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수상 외에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무대는 단연 '축하무대'였다. 특히 K-팝 스타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축하무대에 선 블랙핑크의 멤버 리사는 다시 한번 세계적인 무대에 참여해 '월드스타'로 입지를 굳혔다.

'007' 시리즈를 헌정하는 콘셉트의 이번 축하무대는 영화 '서브스턴스'(코랄리 파르쟈 감독)로 주목을 받은 마가렛 퀄리가 '007' 시리즈의 메인 테마곡에 맞춰 탱고를 추며 오프닝을 열었고 이어 리사가 두 번째 파트로 와이어를 타고 무대 위에서 등판, 화려한 비즈 장식과 프릴 디자인이 인상적인 블랙 드레스를 입고 퍼포먼스를 펼쳐 무대를 가득 채웠다. 깊게 파인 옆트임으로 각선미를 돋보이게 한 블랙 드레스를 입은 리사는 우아한 동작과 안정적인 라이브로 '007 죽느냐 사느냐'(73, 가이 해밀턴 감독)의 OST '리브 앤 렛 다이(Live and Let Die)'를 불렀다.

리사에 이어 미국 래퍼 도자 캣이 '다이아몬즈 아 포에버(Diamonds are forever)'를, 영국 싱어송라이터 레이가 '스카이 폴(Skyfall)'을 불렀다. 리사, 도자 캣, 레이는 축하무대를 마친 뒤 다시 함께 무대에 올라 할리우드 배우들을 향한 축하 인사를 건네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앞서 K-팝 스타의 꽃이 된 리사는 축하무대를 소화하기 전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 참석해 턱시도 슈트를 디자인한 독특한 드레스로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를 이끌었다.리사는 젠더리스룩으로 다시 한번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