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BNK썸은 홈인 부산에서 강했다.
BNK는 3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점포 11개를 합작하며 삼성생명을 66대57로 꺾고,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역대로 플레이오프에서 첫 승을 거둔 팀이 챔프전에 오를 확률은 82.7%이기 때문이다.
BNK는 정규리그 중후반까지 단독 1위를 질주하다 박혜진 이소희 등 두 주전의 부상 이탈로 막판에 우리은행에 1위를 내줬지만, 2위를 지켜내며 PO 첫 경기를 홈에서 치른 가치는 분명 컸다. 만약 BNK가 이 기세를 몰아 2차전까지 잡아낸다면, 창단 후 역대 2번째 챔프전에 오를 가능성은 훨씬 높아지게 됐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의 중요성은 굳이 앞선 확률을 거론하지 않아도 두 팀의 사령탑이나 선수들 모두 인지하고 있었다. 박정은 BNK 감독이나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 모두 경기 전 "2차전을 준비할 여유는 없다. 무조건 1차전 필승"이라고 한 목소리를 낸 이유다.
BNK는 삼성생명과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2승4패로 약했다. 두 경기는 두자릿수 득점차로 일방적으로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부산 홈에서 상대전적은 2승1패로 강한데다, 이날 박혜진에 이어 이소희까지 베스트 멤버가 스타팅 라인업에 합류한 강점을 철저히 활용했다. 그리고 앞선부터 강한 압박과 우위, 삼성생명 공수의 핵인 배혜윤을 활발한 수비 로테이션을 활용한 효과적인 저지가 승리 방정식이 됐다.
전반 중후반까지는 좀처럼 우위를 가리기 힘들었다. BNK가 1쿼터 시작 후 3분여만에 팀 파울 4개를 기록할 정도로 배혜윤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러는 사이 박혜진과 이이지마 사키의 3점포와 김소니아의 3점 플레이를 묶어 9-2로 크게 앞서갔다. 삼성생명은 경험이 적은 가드 조수아가 앞선부터 막히자 부상에서 회복중인 이주연을 일찌감치 투입,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여기에 역시 팔꿈치 부상으로 정규시즌 막판 재활에 들어갔던 키아나 스미스까지 빠르게 기용하며 배혜윤에 집중된 공격 옵션을 확장, 추격전을 시작했다.
BNK는 2쿼터에 박성진과 심수현, 변소정 등 정규리그 후반기에 출전 기회를 많이 주며 다듬었던 식스맨을 적극 기용하며, 주전들의 체력 안배를 했다. BNK 박혜진 사키 김소니아 3명에 맞서 삼성생명은 배혜윤 키아나 이해란으로 맞서며 BNK가 34-27 리드한 채 전반이 마감됐다.
3쿼터는 두 팀 모두 다소 소강 상태였지만, 김소니아의 연속 6득점을 앞세워 BNK는 리드폭을 그대로 유지했다. 마지막 4세트에서 역시 BNK는 높이의 약점을 외곽포로 지워냈다. 3쿼터까지 딥쓰리 3점포 2개를 포함해 12득점을 올린 베테랑 박혜진이 연속 3점포 2개를 성공시킨데 이어 이소희의 3점포까지 더해지면서 경기 종료 5분여를 남기고 56-46으로 점수차를 더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삼성생명은 배혜윤 대신 이해란과 키아나가 4쿼터 득점을 책임졌지만, 다른 선수들의 부진이 뼈아팠다.
BNK는 박혜진이 3점포 4개를 포함해 21득점, 김소니아 15득점, 이소희 13득점, 사키 10득점 등 4명이 두자릿수 득점을 합작했다.
부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