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 김민재가 부상에도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난적 레버쿠젠을 완파했다.
바이에른은 6일(한국시각) 독일 뮌헨에 위치한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레버쿠젠과의 2024~2025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3대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완승으로 바이에른은 2차전에서 두 골차로 져도 8강에 올라갈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아킬레스건 통증을 딛고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경기 초반 상대와 경합을 벌이다 다리가 깔리며 발목이 꺾이는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 컨디션이 온전치 않은 상황이라 우려가 컸지만, 김민재는 이내 부상을 털고 일어났다. 김민재는 이런 상황에서도 후반 44분 교체아웃될까지 좋은 수비력을 보이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김민재는 이날 리커버리 3회, 헤더 클리어 3회, 걷어내기 4회 등을 기록했다. 김민재는 적극적인 수비 보다는 후방을 지키며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이날 눈여겨 볼 것은 패스기록이었다. 김민재는 보통 팀내 가장 많은 패스를 돌리며 빌드업의 기점 역할을 했는데, 이날은 46회 시도에, 41회를 성공시켰다. 평소 비슷한 수치의 요수아 키미히의 절반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패스의 질은 여전했다. 공겨지역으로 나가는 패스는 9회에 달했다. 실제 이날 바이에른은 김민재의 롱패스로 여러차례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다만 평점은 썩 좋지 않았다. 축구 통계 전문 풋몹은 김민재에게 선발 필드 플레이어 중 가장 낮은 평점 6.9점을 줬다.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킹슬리 코망, 알폰소 데이비스와 함께 필드 플레이어 중 가장 낮은 6.8점을 줬다. 소파스코어도 최하점은 6.8점을 매겼다.
바이에른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섰고, 코망-자말 무시알라-마이클 올리세가 2선에 섰다. 레온 고레츠카와 키미히가 중원에 섰고, 데이비스-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콘라트 라이머가 포백을 구성했다. 마누엘 노이어가 골문을 지켰다.
레버쿠젠도 4-2-3-1로 맞섰다. 아민 아들리가 원톱에 포진했다. 알레한드로 그리말도-플로리안 비르츠-제레미 프림퐁이 그 뒤에 섰다. 에제키엘 팔라시오스와 그라니트 자카가 3선에 포진했다. 피에로 인카피에-마리오 에르모소-요나단 타-노르디 무키엘레가 수비진을 꾸렸다. 마테이 코바르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경기 초반 변수가 생겼다. 전반 4분 김민재가 프림퐁을 막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펼쳤다. 프림퐁이 넘어지며 김민재의 왼발이 깔렸다. 발목이 꺾인 김민재는 고통스러워 했다. 잠시 그라운드에 쓰러진 김민재는 이내 털고 일어났다. 바이에른 벤치는 에릭 다이어와 이토 히로키를 준비시켰지만, 김민재는 다시 경기를 재개했다.
바이에른은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7분 키미히의 프리킥을 고레츠카가 헤더로 연결했다. 김민재의 발에 닿기 직전 에르모소가 골라인 앞에서 걷어냈다.
바이에른이 결국 득점에 성공했다. 9분 케인이 선제골을 넣었다. 올리세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무키엘레가 걷어내기 전 케인이 침투하며 멋진 헤더로 연결했다. 볼은 그대로 레버쿠젠의 골망을 흔들었다.
레버쿠젠도 반격했다. 13분 우파메카노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볼을 프림퐁이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로 따낸 후 슈팅까지 연결했다. 노이어가 멋지게 막아냈다.
바이에른은 22분 코너킥 상황에서 무시알라가 회심의 헤더를 시도했다. 아쉽게도 골대를 맞고 나왔다. 25분에는 코망이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지만 빗나갔다. 25분과 31분에는 고레츠카와 키미히가 한차례씩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바이에른 탄탄한 수비로 레버쿠젠의 짜임새 있는 공격을 잘 막아냈다. 37분에는 신경전도 있었다. 비르츠가 쓰러지자 레버쿠젠 선수들을 공을 아웃시키길 원했다. 하지만 바이에른은 그대로 경기를 이어갔고, 자카가 달려와 케인을 밀었다. 케인이 넘어지며 자카를 쓰러뜨리자 양 팀 선수들이 엉키기 시작했다. 라이머와 무키엘레가 경고를 받으며 마무리됐다.
44분 데이비스와 무시알라의 연속 중거리슈팅이 나왔지만, 모두 레버쿠젠 수비에 막혔다. 결국 전반은 1-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 초반 레버쿠젠이 공격적으로 나왔다. 하지만 오히려 바이에른이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9분 키미히가 얼리 크로스를 시도했는데, 코바르 골키퍼가 이를 놓쳤다. 무시알라가 가볍게 밀어넣으며 추가득점을 뽑았다.
기세를 타던 바이에른에 변수가 생겼다. 노이어가 다리에 불편함을 느끼며 경기를 더이상 뛰지 못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결국 13분 노이어 대신 요나스 우루비히가 투입됐다.
쫓아가던 레버쿠젠에도 변수가 발생했다. 무키엘레가 거친 파울로 경고를 받았다. 앞서 경고를 받았던 무키엘레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바이에른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케인이 탑소바에 걸려 넘어졌다. 비디오 판독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탑소바는 경고를 받았다. 키커로 나선 케인이 깨끗하게 성공시키며 이날 멀티골을 완성했다. 바이에른은 3-0으로 앞서나갔다.
경기는 사실상 끝이었다. 44분 바이에른은 김민재와 고레츠카를 다이어, 주앙 팔리냐로 교체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추가시간에도 골은 터지지 않았고, 결국 경기는 바이에른의 3대0 대승으로 마무리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