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첫 멀티히트를 뽑아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그러나 타격 페이스와는 별개로 피칭 재활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오타니는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시범경기에 리드오프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득점의 활약을 펼쳤다.
4번째 시범경기에서 첫 멀티히트를 작렬한 오타니는 타율 0.417(12타수 5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 OPS 1.167을 마크했다. 아울러 지난 1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시범경기에 첫 출전한 이후 4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이어갔다.
오타니는 1회말 첫 타석에서 가볍게 2루타를 터뜨렸다. 텍사스 우완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을 상대로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바깥쪽으로 날아드는 90.4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그대로 밀어쳐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리고 2루에 안착했다.
타구속도가 100.6마일로 하드히트였다.
뷰캐넌은 2020~2023년까지 4년 간 삼성 라이온즈에서 54승를 거둔 KBO 에이스 출신으로 지난해 필라델피아 필리스, 신시내티 레즈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던진 뒤 지난 겨울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입단해 스프링트레이닝에 참가 중이다. 이날까지 2경기에서 1⅓이닝 동안 4안타 4실점을 기록했다. 오타니와의 첫 맞대결에서 제대로 쓴 맛을 본 셈이다.
오타니는 1사후 프레디 프리먼의 좌익수 플라이 때 3루로 쇄도한 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땅볼을 3루수 조나단 오날레스가 1루로 악송구한 틈을 타 선취 득점을 올렸다.
3회 선두타자로 나가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된 오타니는 4-0으로 앞선 4회 2사 1루에서는 2루수 땅볼을 쳤다.
그러나 오타니는 6-2로 앞선 6회 네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치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좌완 월터 페닝턴의 2구째 91마일 한복판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를 날렸다. 발사각 13도에 타구속도 106.6마일로 날아간 하드히트 직선타였다. 이어 오타니는 대주자 알렉스 프리랜드로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이런 가운데 올해 투타 겸업을 재개하는 오타니는 피칭 재활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오는 3월 18~19일 시카고 컵스와의 정규시즌 개막 2연전인 도쿄시리즈를 마칠 때까지는 타자를 상대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오타니는 스프링트레이닝 들어 4차례 불펜피칭을 실시했는데, 지난달 26일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캐치볼 정도로 어깨와 팔꿈치를 풀고 있는 상황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날 "게임의 강도가 높아지고 오타니의 게임 플레이도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피칭 재활에 있어 속도를 줄이면서 잠시 숨을 고르도록 하고 있다"며 "시간을 정해놓고 있지는 않다. 지명타자로 게임을 치르면서 불펜피칭을 이어가는 게 현명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속도를 좀 늦추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오타니는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 마지막 시범경기인 11일과 1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 연속 출전할 예정이다.
오타니의 피칭 재활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복귀 시점이 5월 이후로 미뤄질 지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스프링트레이닝 개막 즈음 오타니의 복귀 시점에 대해 "5월이 잠정적 목표인데, 더 빨라질 수도 있다. 본인이 캠프 첫 불펜피칭서 어떻게 느끼느냐에 달려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오타니가 도쿄시리즈를 마치고 돌아오면 피칭 재활을 본격화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 시점에 실전에 준하는 피칭을 할 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가 던지기 보다는 선수단과 함께 움직이며 시뮬레이션 피칭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오타니와 같은 투타 겸업 선수의 재활은 전례가 없기 때문에 다저스는 오타니의 몸 상태를 봐가며 재활 속도를 조절한다는 입장이다.
로버츠 감독은 "복귀 시점을 넓게 잡으려고 한다. 현재로서는 모르겠다. 그가 준비가 되고 과정이 진행되고 진전이 있다면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오타니에 관한 기대를 어느 정도로 걸어야 하는지를 특정하고 싶지는 않다"며 신중을 기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