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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넘어가네' 1호 홈런이 8번타자 포수라니 "올해 운을 다 썼나?"[대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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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8번타자의 시범경기 첫 스윙이 홈런이었다. 행운의 스타트다.

SSG 랜더스 이지영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에서 첫 홈런을 쳤다. 3회초 호투 중이던 삼성 선발 최원태의 초구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이날 개막한 KBO리그 시범경기 5경기를 통틀어 처음 나온 홈런의 주인공이 바로 이지영이었다.

이지영은 프로 통산 1393경기에서 홈런이 21개에 불과할 정도로 장타를 많이 치는 유형의 타자는 아니다. 특히 이날 최원태는 투심과 체인지업을 활용해 위력적인 투구를 하고 있었다. 최원태의 투심 궤적과 이지영의 스윙 타이밍이 맞아떨어지면서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이 됐다. 과거 키움 히어로즈에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던 사이.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홈런이 되자 이지영조차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베이스를 돌았고, 최원태 또한 허탈하게 웃었다.

경기 후 이지영은 "시범경기인만큼 공을 정확히 맞히려는 생각으로 타석에 선다. 타이밍이 잘 맞아서 홈런이 된 것 같다"면서도 "너무 홈런이 빨리 나온 것 같다. 올해 칠 홈런 운을 다 쓴 것 같다"며 얼떨떨해 했다.

그래도 시즌 출발이 좋다. 시범경기 첫 타석, 첫 스윙부터 홈런이 나오면서 기분 좋게 개막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이지영은 "두자릿수 홈런을 치면 좋겠지만, 내 커리어하이인 7홈런을 넘는게 먼저다. 좋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정규 시즌에서도 전보다 많은 홈런을 기록할거라 생각한다"고 이야기 했다.

올 시즌도 주전 포수이자 베테랑으로서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 역시 조율해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 이날 배터리 호흡을 맞춘 선발 드류 앤더슨에 대해서는 "아직 날씨도 쌀쌀하고 컨디션이 다 올라온건 아니다. 전력으로 투구하진 않았지만, 앤더슨이 원했던 피칭은 다했다"고 평가했다.

시범경기에서부터 공식적으로 적용된 피치클락과 ABS 등 바뀐 규정들에 대해서는 "선수들도 체감할 정도로 바뀐 게 많다"는 이지영은 "포수는 1루 커버를 갔다가 돌아오는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는데, 피치클락 내에 복귀해야 해서 힘들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처음 시도한 것이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바뀌어나가야 할 거라고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벌써 SSG에서 맞는 두번째 시즌. 개인적인 목표도 세웠다. 이지영은 "팀 우승이 최우선 목표다. 그리고 두자릿수 도루와 7홈런 이상을 기록하고 싶다"면서 "내 개인 목표를 잘 세운다면 팀 성적도 따라올거라 생각한다.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구=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