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마침내 터졌다.
엄지성(스완지시티)이 영국 무대 데뷔골을 터뜨렸다. 엄지성은 9일(한국시간) 영국 스완지의 스완지닷컴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들즈브러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36라운드에서 결승골을 폭발시켰다. 영국 무대 입성 후 30경기만에 성공시킨 첫번째 골이었다. 엄지성은 앞서 29경기에서 2도움만을 기록했다.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엄지성은 전반 26분 환상골을 터뜨렸다. 드리블 돌파 후 페널티박스 밖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때렸다. 볼은 절묘한 궤적을 그리며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엄지성은 득점 후 그라운드에 누워 감격했다. 이 골은 결승골이 됐다. 스완지시티는 1대0 승리를 거뒀다. 스완지는 3경기 무패를 달리며 승점 44로 리그 15위에 올랐다.
엄지성은 지난해 7월 광주FC를 떠나 스완지 유니폼을 입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다수의 챔피언십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던 엄지성을 향해 스완지가 오퍼를 보냈다. 문제는 몸값이었다. 광주는 헐값으로 보내지 않겠다고 하며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결국 광주가 대승적 차원으로 허락하며, 유럽파의 꿈을 이뤘다. 엄지성은 기성용에 이어 두번째로 스완지 유니폼을 입은 한국선수가 됐다.
등번호 10번을 받은 엄지성은 단숨에 팀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특유의 날카로운 플레이로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9월 질링엄과의 리그컵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영국 무대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10월 A매치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무릎을 다치며 한동안 전력에서 제외됐다. 12월 복귀한 엄지성은 꾸준히 득점을 노렸지만, 아쉽게 골은 터지지 않았다.
마침내 마수걸이골을 성공시키며, 마음의 짐을 덜었다. 팬들은 후반 29분 올리버 쿠퍼와 교체돼 나오는 엄지성을 향한 큰 박수를 보냈다. 이날 엄지성은 74분을 소화하면서 19차례 패스 13개를 성공시켰다. 또 2번의 골 기회를 창출했고 4차례 슈팅을 날리며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축구 통계 업체 '폿몹'은 엄지성에게 양팀 통틀어 최고인 평점 8.1점을 줬다.
경기 후 앨런 시한 감독은 "정말 멋진 골을 넣었다. 스완지에서 계속 골을 넣길 바라며 이 골이 그 시작이길 응원한다. 엄지성은 정말 좋은 선수이고 그가 득점을 해 정말 기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격 포인트 없이도 스완지의 주전을 따냈던 엄지성은 이날 골로 더욱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엄지성은 원래 도움 보다 골이 더 많던 선수다. 대표팀 복귀 가능성도 열렸다. 엄지성은 지난해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원래 배준호보다 앞서 출전할 정도로, 홍 감독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당장 3월 명단 포함은 어려울 수 있지만, 2선 경쟁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