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 3년 뒤에 왼손 손주영, 오른손 김영우라면 LG가 훨씬 강한 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의 두번째 선발 키우기 프로젝트가 이미 시작됐다. 바로 신인 김영우가 주인공. 지금은 임시 마무리 후보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염 감독은 불펜에서 경험을 쌓은 뒤엔 선발 투수로 LG를 이끌 수 있는 재목으로 보고 있다.
염 감독의 첫번째 선발 육성 프로젝트는 손주영이었다. 지난해 대성공을 거뒀다. 5선발로 출발해 어엿한 LG 선발의 한 축이 됐다. 지난해 28경기(27경기 선발)에 등판해 144⅔이닝을 던지며 9승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전체 8위, 국내 2위에 오르며 단숨에 LG의 왼손 에이스가 됐다.
올시즌엔 4선발로 확실히 고정된 선발진이 됐지만 순서상으론 두번째 투수로 출발한다. 3월 23일 잠실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 2연전의 2차전에 나간다. 염 감독과 투수코치들이 경기 일정과 투수들의 상대 전적 등을 고려해 짠 투수 로테이션. 염 감독이 손주영을 에이스로 키우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염 감독은 "올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이어가면 내년엔 개막전 선발로 손주영을 내고 싶다"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LG 국내 투수의 개막전 선발은 지난 2020년 차우찬이 마지막이다. 그해 5월 5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개막전서 등판한 게 토종 개막선발의 끝이다. 그 이전은 2014년 김선우였다. 2010년 이후 국내 투수의 개막전 선발이 딱 두번 뿐이었다.
염 감독은 손주영에다 이번에 들어온 김영우를 보고 선발로 키우고 싶은 마음을 품었다.
김영우는 올시즌을 불펜 투수로 나선다. 염 감독은 일찌감치 그에게 개막전 엔트리를 보장했다. 가능성이 큰 투수인 만큼 1군에서 경험하면서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염 감독은 시범경기에서도 마무리 투수로 대기한다고 밝히면서 "일단 이렇게 마무리로 쓰는 게 본인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시즌을 맞이할 때까지 프레스를 좀 주려고 한다. 그런 경험을 하면 시즌 들어가서 승리조를 하든 쓸 수 있고, 우리 팀에서 신인왕에 도전할 선수가 된다"면서 "굉장히 장점을 많이 갖고 있는 선수다. 올해 중간으로 좋은 경험을 하고 내년까지 중간 투수를 하고 3년째엔 선발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메카닉이 좋기 때문에 선발로 던져도 좋은 투수다. 그러면 왼손 손주영, 오른손 김영우로 선발을 갖추면 LG가 훨씬 더 강한 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상상도 해본다"라고 말했다.
김영우는 일본에서의 두차례 연습경기서 세이브의 기쁨과 패전의 쓴맛을 모두 봤다. 8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선 1-5로 뒤진 8회말 등판해 1이닝을 무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첫 타자 천성호를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면서 결정구로 연습 중인 포크볼의 실전 가능성을 높였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