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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하지 않을 것" 떠난 주민규, '공백' 지운 2001년생 허율…커리어 하이→득점왕, '복'터진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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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울산 HD를 떠난 '주포' 주민규가 대전하나시티즌에서 펄펄 날고 있다. 두 차례 K리그1 득점왕을 거머쥔 1990년생인 그는 4골을 기록, 일찌감치 득점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울산도 주민규의 공백을 크게 느끼지 않고 있다. 새로 영입한 2001년생 허율이 완벽한 스타트로 울산의 새로운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허율은 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SK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4라운드에서 첫 멀티골을 작렬시키며 울산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23일 주민규 앞에서 마수걸이 골을 신고한 그는 2주일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순도 만점의 골이었다. 1m93의 장신 공격수인 허율은 전반 32분 이진현의 코너킥을 헤더로 골네트를 갈랐다. 후반 25분에는 발로 해결했다. 엄원상의 땅볼 크로스를 왼발로 밀어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허율은 광주FC 유스인 금호고 출신이다. 그는 2021년 광주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4시즌을 보냈다. 지난 2024시즌에는 최전방과 센터백을 오가며 32경기에서 2골을 터트렸다.

올 시즌 울산으로 이적한 후 4경기에서 3골을 기록, 프로 첫 득점왕도 꿈꾸게 됐다. 2023년 33경기에서 3골 3도움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K리그1 득점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허율은 "'현대가 더비' 후 제주전을 일주일 준비하면서 잘 준비한 것이 승리로 돌아와 기쁘다. 울산에서 좋은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경기를 하다보면 찬스는 분명이 많이 올 것으로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잘 준비하다보면 많은 골을 기대했다"며 "마무리에 포커스를 잡고 훈련한 것이 도움이 됐다. 센터백을 경험하고 나서 스트라이커로 뛴 것은 분명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다만 울산이란 우승팀에서 좋은 감독님과 선수들과 동계훈련 때부터 함께한 것이 큰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엄원상 허율 그리고 이희균으로 이어지는 금호고 출신 '트리오'는 올 시즌 울산의 키워드다. 이희균과 허율이 광주에서 울산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현실이 됐다. 1월생인 엄원상은 '빠른 99년생'으로 이희균과 동기다. 허율이 3년 후배다. 엄원상이 처음으로 허율의 골을 도왔다. 허율은 "훈련할 때도 비슷한 득점 장면이 많이 나왔다. 원상이 형이 올려줄 것 같았다. 스프린트 하면서 뛰어들어갔던 것이 득점이 됐다"며 "원상이 형이 '엄청 축하하다'고 했고, '감사하다'고 했다. 다음에 내가 어시스트를 해주면 신발을 닦는 세리머니를 함께 하기로 했다"고 활짝 웃었다.

이른감이 없지 않지만 허율에게 '득점왕 이야기'를 꺼내자 "이렇게 경기하면 득점도 많이 나올 것이다. 안주하지 않고, 매 경기 득점하고, 이기기 위해 준비한다면 어느 순간 좋은 위치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미소지었다.

태극마크에 대해서도 "모든 선수의 꿈이자 목표다. 내 위치에서 우승권을 달려가며 좋은 모습을 보이면 자연스럽게 올 것이다. 그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울산은 3연승과 함께 3경기 클린시트(무실점)도 작성했다. 코뼈 골절로 K리그1 개막 후 3경기 연속 결장했던 조현우도 이날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고 돌아왔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편한 경기는 없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잘해줘서 편하지 않았지만, 불안하지도 않았다"며 웃은 후 "허율은 기대한대로 높이는 물론 발에도 장점이 있다. 오늘 득점한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계속 더 잘할 것 같다"고 자신했다.

그리고 "실점하지 않은 것은 나의 축구 철학에 중요한 요소다. 공격적인 축구로 리스크가 있지만 안전 장치도 있어야 한다. 제주가 막판에 총력을 다해 몰아부쳤는데 김영권을 주축으로 해 안정감있게 수비했고, 조현우도 언제 나갔다 들어온 느낌없이 잘해줬다"고 강조했다.

울산의 '봄'은 벌써 화사하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