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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아 플래그십 EV9 GT..완벽에 가까운 고성능 대형 SUV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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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3열 대형 SUV는 덩치가 크고 무거운 만큼 빠르지 않다는 편견이 있다. 그러나 기아 EV9 GT는 이러한 선입견을 단번에 깨뜨리는 국산 최초 모델이다. 앞뒤에 각각 1개씩 달린 2개의 모터가 총 585마력을 뿜어낸다.

강력한 가속력과 스포츠카를 위협하는 제로백 4.5초의 성능은 이 차가 단순한 패밀리 SUV가 아님을 보여준다. 거대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주행 성능을 선보이며전기 SUV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기아 EV9 GT는대형 SUV의 스펙을 충실히 갖추면서도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모델이다. 전장은 5,015mm, 전폭은 1,980mm, 전고는 1,755mm이다. 휠베이스는 3,100mm로 한 눈에 봐도 상당한 크기를 자랑한다. 기아 미니밴 카니발과 거의 비슷하다.

시승차는 풀옵션으로 가격이9173만원이다.배터리 용량은 99.8kWh로완충 시 인증 주행 가능 거리는 복합 408km, 도심 431km, 고속도로 380km이다.제조사가 발표한 제로백 가속은4.5초지만퍼포먼스 타이머를 이용해 카가이가실측한 결과 4.6초가 나왔다.

EV9 GT외관은 기본 모델과 유사하지만세부적으로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전면부는 기본 EV9과 큰 차이가 없다.범퍼 형상이 일부 변경되었고 그릴 가니쉬가 어두운 컬러로 마감했다.

측면부에서는 더욱 큰 차이가 난다. 창문 크롬 라인은블랙으로 변경됐다.루프랙 또한 블랙으로 처리되어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한다.
여기에 GT 전용 21인치 휠과 네온 컬러(연두색) 브레이크 캘리퍼가 적용되면서 차별화한인상을 준다.타이어는 컨티넨탈 스포츠컨택트6가 장착되어 있다.여름용 고성능 타이어이므로 겨울철 운행 시 주의가 필요하다.
후면은역시 EV9 기본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GT 전용 범퍼가 적용됐지만GT 엠블럼 이외엔 외관상 큰 차이를 알아채기 어렵다. 대형 SUV 느낌이 나는 심플한 디자인이다. 리어 램프에는 기아 최신 디자인 요소인 스타맵 시그니처가 적용됐다.
트렁크 공간 역시 전장 5미터가넘는 차량인 만큼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2,3열전동식 리모트 폴딩과 실내에서 220V 전자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V2L 단자 또한 제공한다.
후드를 열면 조그마한 프렁크 수납공간과 에어컨 필터를 교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보통 현대기아 차량은 1열 조수석 부근에서교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방식은구형 스타렉스 이후 오랜만에 보는구성이다.

실내로 들어서면 EV9 GT만의 차별화된 요소가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에르고 모던 시트가 적용되며, 볼스터와 레그레스트 조절이 가능한 전동식 기능이 탑재되었다. 디지털 사이드미러도 GT에서는 기본으로 제공된다.
시트에는 GT 전용 네온 컬러 포인트가 추가돼알칸타라와 가죽이 조화를 이룬다. 시트 쿠션은 다소 단단한 편이며가죽 질감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가격대를 고려하면 더욱 차별화된 마감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스티어링 휠 역시 전동식 텔레스코픽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대시보드와 핸들에는 인조가죽이 적용되었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에는 다양한 소재를적용해고급감을 강조했다. 엠비언트 라이트는 상단과 하단을 별도로 조정할 수 있어 개별적인 색상 설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격대가 1억원에근접해기아에서 가장 비싼 플래그십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모델들과인테리어에서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점은아쉬운 부분이다.

계기판 역시 전형적인 기아차의 구성을 따르고 있다.플래그십 전기 SUV로서의 독창성이 부족하다. 공조 시스템은 계기판 우측에 마련된 별도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스티어링 휠에 일부 가려져 운전 중 시인성이 떨어지는 문제는 여전하다.

고가차 답게 알루미늄 페달로 마무리했다.가속 페달에는 ‘+’, 브레이크 페달에는 ‘-’ 표시를 추가해 세심한 디테일을 더했다.
또한내비게이션 및 멀티미디어 버튼은 터치식으로 분리돼조작성이 개선됐다.버튼 입력 시 진동 피드백도 제공된다.

최상위 풀옵션 시승차 기준으로 내비게이션Setup 버튼터치 인식이 잘되지 않는 점과 간헐적으로 멀티미디어 화면이 블랙아웃이 되는 현상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공조기 디스플레이위치는 신선하다. 하지만 주행 중 스티어링 휠에 디스플레이의 일부분이가려져시인성은 좋지 못하다.

EV9 GT에는 디지털 아웃사이드 미러가 기본 적용되어 있다.야간 시인성도우수하다. 좁은 주차장 진출입 램프를 통과할 때는 기존 거울 방식처럼 고개를 들어 각도를 조정하며 볼 수 없고, 카메라 구도를 변경해야 해다소 불편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사이드미러 아래에 위치한QR코드를 스캔하면 EV9 실내에 적용된 소재에 대한 소개를 확인할 수 있다.

후석 시트 역시 열선과 통풍, 레그레스트와 마사지, 릴렉션 기능을 포함한 전동조절시트를 제공한다. 하지만 레그레스트는 동승석을 앞으로 이동시키지 않는 이상 사실 불편하게 느껴진다.
파노라마 썬루프 대신 계폐를 지원하지 않는 후석 썬루프를 별도로 제공해 답답함을 최소화했다.

후석 역시 열선과 통풍 모두 지원한다. 3존 공조기를 채용해 별도로 온도와 풍량을 제어할 수 있다. 마사지 기능도 제공해 장거리시 부족함 없는 편안함을 제공한다. 아쉽게도 측면 전동식 블라인드는지원하지 않는다.

EV9 GT의 가장 큰 강점은 강력한 가속 성능이다. 제조사 발표 기준 4.5초의 제로백을 자랑하는데, 퍼포먼스 타이머로 측정해보니 근접한 4.6초로 표기됐다.

전기차 특성상 최대 토크가 즉시 발휘된다.4륜구동 시스템과 조화를 이루어 강력한 직진 가속을 제공한다.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즉각적으로 토크가 전달돼탈출 가속력이 매우 우수하다. 긴 휠베이스 덕분에 고속 주행 시 직진 안정성이 무난한 편이다. 최고속도는 220km/h에서 제한된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하체의 반응은 예상보다 부드럽다.특히 리어 서스펜션이 유연하게 충격을 흡수한다.방지턱 같은 특정 요철을 지날 때 간헐적으로 차체가 튀어 오르는 진동이 발생해불쾌함을 유발했다. 이는 E-GMP 플랫폼이 적용된 다른 차량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로 보인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설정한 후 다시 과속 방지턱을 넘어봤다. GT 모델인 만큼 단단한 세팅을 기대했으나, 생각보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했다.

처음 굽잇길에 들어갔을 땐 일정 수준 이상의 롤을 억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복적인 코너가 있는 굽잇길에서는 롤링 억제력이 다소 부족한 모습이다. 차체가 어느 정도 롤링을 허용하면서 코너를 빠져나간다.

제대로 된 와인딩 로드에서는 차량 크기와 2.5톤이 넘는 무게로 인한한계가 드러난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그나마 단단해지지만여전히 비교적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한다.

전자식 LSD가 적용되어 좌우 구동력을 배분해코너링을 돕는다. 차고가 높은 대형 SUV 특성상 롤링 억제가 완벽하지 않아 급격한 코너에서는 한계가 명확하다. 특히헤어핀 구간에서는 차체가 쏠리는 느낌이 다소 높게 느껴진다. 스포츠 세단처럼 민첩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스티어링 기어비는 대형 SUV특성상 긴 편이다.코너링 시 반박자 느린 반응이 나온다. 브레이크 성능은 인상적이다.반복적인 급제동에서도 성능 저하가 크지 않다.

차량 자체의 무게로 인해 완전히 과격한 스포츠 주행을 위한 세팅이라기보다는 넉넉한 출력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이면서 재미를 중시한 성향이다. 브레이크 성능은 기존 EV9보다 개선됐다. 반복적인 고속 급제동 상황에서도 쉽게 지치지 않고 안정적이거고 꾸준한제동력을 유지했다.

EV9 GT는 패밀리 SUV의 실용성과 넉넉한 공간, 퍼포먼스를 동시에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모델이다. 전기차의 강력한 가속력을 경험할 수 있지만, 스포츠 세단수준의 날렵한 핸들링을 기대하기에는 어려운 차량이다.

다만넓은 공간과 다양한 편의 사양, 고급스러운 소재 사용 등 패밀리 SUV로서의 장점이 뚜렷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성능 대비 1억원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이 발목을 잡는다.

EV9 GT는 고성능 전기 SUV를 찾는 운전자들에게 강력한 퍼포먼스와 실용성을 모두 제공하지만, 다소 아쉬운와인딩 성능과 높은 가격은 고려해야 할 요소다.

한 줄평
장 점 :여유로운 공간과 585마력의 강력한 성능..반복적인 제동에도 안정적인 브레이크 성능

단점 :완성도 대비 높은 가격..간헐적인 내비게이션 블랙아웃 현상은 개선이 시급하다

최현욱 에디터 hw.choi@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