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봉준호 감독이 SF 영화 '미키 17'을 통해 다시 한번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미키 17'은 2022년 발간된 에드워드 애쉬튼 작가의 신작 소설 '미키 7'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렸다.
무엇보다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앞서 지난 2020년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최초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휩쓴 '기생충'(19)의 봉준호 감독이 무려 6년 만에 선보이는 차기작이고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워너브러더스가 제작에 나서면서 기대치는 더 높아졌다. 봉준호 감독에겐 지난 2013년 개봉한 '설국열차', 그리고 2017년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옥자' 이후 세 번째 영어 영화다.
많은 기대 속 베일을 벗은 '미키 17'에 대한 평가는 뜨겁다. 일단 봉준호 감독이 '국보급 자랑'이 된 한국에서는 지난달 28일 개봉해 3일 만에 100만, 10일 만에 200만 관객을 차례로 돌파하며 극장가를 점령했다. 개봉 당일부터 압도적인 관객수로 10일 연속 흥행 1위를 차지한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그리고 지난 7일 북미를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브라질, 대만, 중국 등 극장에 간판을 내건 '미키 17'은 비수기 시장으로 인해 폭발적이진 않지만 그럼에도 이름값을 증명할 '티켓 파워'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북미에서 '미키 17'은 3807개 극장에서 첫날인 7일 770만달러(약 111억5730만 원), 8일 670만달러(약 97억830만원), 9일 470만달러(약 68억1030만원)를 벌어들여 첫 주말 1910만달러(약 276억7590만원)를 기록했다. 당초 예상했던 2000만달러(약 289억8000만원)를 약간 못 미친 수준이지만 할리우드 내 비수기를 감안하면 '미키 17'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선방했다고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북미 외 나라에서 3420만달러(약 495억5580만원)를 더하면 '미키 17'의 개봉 첫 주 전 세계 흥행은 최종적으로 5330만달러(약 772억3170만원)로 기록됐다.
악조건 속에서도 흥행 신호탄을 쏜 '미키 17'. 전보다 더 진화한 봉준호 감독의 기록 행진도 눈길을 끈다. '미키 17'이 북미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면서 봉준호 감독은 '한국 감독 역사상 최초 북미 흥행 1위 기록'이라는 타이틀을 추가했다. 한국 감독 최초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수상에 잇는 역대급 기록이다. 물론 북미 뿐만 아니라 프랑스,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봉준호 파워'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