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기대는 하지 마세요."
사령탑이 조심스럽게 전한 복귀 소식. 기우였다.
문동주는 달랐다.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 최고 159㎞의 광속구로 1이닝 무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어깨 통증으로 시즌을 일찍 마친 문동주는 지난해 9월3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첫 실전 등판을 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11일 경기를 앞두고 "오늘 6회에 문동주가 나온다. 1이닝 20구 정도 던질 계획"이라며 "일단 오늘 20개의 던지고 본인이 다음 등판에 더 던지겠다고 하면 진행을 하려고 한다. 코칭스태프가 '많이 던져라'라고 하기보다는 본인에게 전적으로 맡기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전에 선발 경쟁에 대한 질문에 "(문)동주는 당연히 선발이다. 문동주가 150km 이상 던지는 투수인데 경쟁을 시킨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한다. 선발은 동주로 간다"고 잘라 말한 바 있다.
2023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던 문동주는 지난해에는 21경기에서 7승7패 평균자책점 5.17으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막바지 어깨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고, 스프링캠프 기간 천천히 몸을 올려갔다. 5선발로 낙점은 됐지만, 개막전 로테이션 합류는 불투명했던 상황.
문동주는 실전 무대에서 천천히 밟아왔던 단계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6회말 문동주가 마운드에 모습을 보이자 팬들은 "문동주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몸을 풀 때부터 이미 158㎞의 구속이 전광판에 선명하게 찍혔다.
선두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초구 153㎞의 직구를 던진 문동주는 142㎞ 고속슬라이더로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구속은 점점 올라갔다. 후속 한유섬을 상대로는 157㎞의 직구를 던지면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고명준을 상대로는 159㎞까지 찍혔다. 타석에서 무시무시한 광속구 직구를 지켜본 고명준이 "오~"하고 감탄사를 내뱉었을 정도. 고명준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이후 박지환을 슬라이더와 커브로 3구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총 투구수는 19개. 이날 문동주는 최고 구속 159.7㎞를 던졌고, 슬라이더(4개) 커브(3개) 포크(3개) 투심(1개)을 섞었다.
문동주는 이틀 휴식 후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오른다. 김 감독은 "이틀 쉬었다가 한 번 던진다. 그 다음에도 이틀 쉬고 던지려고 했는데 야간 경기라서 날씨가 쌀쌀해서 좋지 않을 거 같아 3일 쉬고 마지막 경기에 던질 예정"이라고 계획을 설명했다.
세번째 등판 예정 경기는 14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과 18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이다.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