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IA 타이거즈가 드디어 시범경기 첫 승리를 따냈다.
KIA는 1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 2차전에서 투-타 모두 상대를 압도하며 17대10 대승을 거뒀다.
주말 부산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2연전에서 1무1패를 하고 창원에 넘어와, 10일 경기에서도 패했던 KIA는 이날 승리로 기분 좋게 서울행 버스에 탑승할 수 있게 됐다.
포문은 박찬호가 열었다. 1회 톱타자로 나서 2루타를 치며 좋은 시작을 알린 박찬호는 2회초 2사 1, 3루 찬스에서 상대 선발 이용찬으로부터 선제 스리런포를 뽑아냈다. 초구 143km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좌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올시즌이 끝나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 박찬호가 시범경기부터 상승 페이스를 그리게 됐다.
NC도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3회말 김주원이 1타점 추격의 적시타를 때려낸 것.
하지만 KIA가 4회초 곧바로 도망갔다. 1사 후 최원준, 서건창의 연속 안타에 이어 나성범이 두 사람을 모두 홈에 불러들이는 싹쓸이 2루타를 친 것. 이 결정타로 이용찬이 강판됐다.
시범경기 특성상, 경기 초중반부터 많은 선수들이 바뀌는 가운데도 KIA 타선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6회초 4번 타순에 들어간 유망주 정해원이 우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1타점 2루타를 쳤고, NC 투수 김진호가 계속 흔들리는 가운데 한준수까지 추가 적시타를 때려내 점수차를 벌렸다. 여기에 김진호의 폭투까지 더해지며 3번째 득점을 만들었다.
NC는 6회말 나온 조상우를 상대로 추가점을 뽑았다. 김주원, 손아섭, 한재환의 연속 3안타가 터졌다. 하지만 NC는 이어진 1사 만루 찬스서 박한결이 병살타를 때려 조상우를 위기에서 구해줬다.
KIA는 7회초 첫 승 자축쇼를 펼쳤다. 이우성이 NC 투수 최우석을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이어 변우혁과 윤도현의 안타, 2루타에 이어 한준수가 바뀐 투수 임상현을 상대로 다시 한 번 우중월 스리런포를 날랐다.
NC도 포기하지 않았다. 7회말 상대 좌익수 김석환과 2루수 서건창이 어이없는 포구 실수를 저질러 만들어진 만루 찬스에서, 박시원이 최지민을 상대로 싹쓸이 2루타를 쳐냈다. 안타가 됐지만, 김성욱의 중전안타도 사실상 홍종표의 실책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렇게 이어진 찬스에서 천재환이 희생 플라이 타점까지 만들어냈다.
하지만 NC는 8회초 임상현의 부진으로 추가 실점을 하며 쐐기점을 헌납했다. 9회에도 3루수 김세훈이 송구 실책을 저질러 또 점수를 주고 말았다. 그래도 NC는 9회말 올라온 KIA 신예 장재혁을 상대로 천재환과 송승환이 각각 1타점 안타를 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장창훈의 밀어내기 타점으로 기어이 10점을 채웠다.
KIA 선발 양현종은 4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선발 전환을 시도하는 NC 베테랑 이용찬은 3⅔이닝 5실점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KIA는 시범경기 안타가 없던 위즈덤, 윤도현이 첫 안타를 신고해 더욱 기쁜 날이 됐다. 다만 두 번째 등판한 조상우가 이날 최고구속 148km를 찍었지만, 2경기 연속 실점을 한 건 옥에 티였다. 또 승기가 기운 7회말 김석환과 서건창이 어처구니 없는 연속 실책을 저질러 상대에 추가점을 내준 것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었다.
NC는 이날 2년차 최우석, 임상현 등을 기용해 경기력을 점검했는데, KIA 강타선을 상대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 이호준 감독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17안타에 4사구 10개를 헌납했다. 마무리 유력 후보 류진욱도 9회 흔들렸다. 삼자범퇴 이닝이 한 이닝도 없었다.
창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