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아직 시즌이 시작도 안했는데, 이미 뉴욕 하늘은 먹구름에 덮혔다. 16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은 벌써 아득히 멀어진 느낌이다.
뉴욕 양키스가 거듭된 부상 악몽에 신음하고 있다. '슈퍼에이스' 게릿 콜마저 올시즌 볼 수 없는 선수가 됐다. 남은 4년 계약 중 최소 1년반은 쓸 수 없다.
MLB닷컴 등 미국 현지 매체들은 11일(한국시각) 콜의 토미존 수술(팔꿈치 내측인대 접합수술) 결정 소식을 전했다.
콜도 자신의 SNS를 통해 상심한 양키스팬들을 향해 미안함과 복귀 의지를 담은 인사를 전했다. 콜은 "처음 양키스 유니폼을 입는 꿈을 꾼 날부터, 내 목표는 뉴욕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선물하는 것"이라며 "그 꿈은 변하지 않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결연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들은 내게 토미 존 수술을 받을 것을 권했다. 그 어떤 운동선수에게도 반갑지 않을 소식이다. 내 커리어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많은 것을 보여드릴 자신이 있다. 재활에 전념하며 2025시즌 양키스를 매순간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더 건강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설 날만을 기다리겠다. 곧 다시 만나자"는 속내도 전했다.
콜은 오타니 쇼헤이, 류현진, 이정후 등의 집도를 맡았던 조브클리닉의 닉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콜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데뷔, 2013년 첫 두자릿수 승수(10승)를 거뒀다. 이후 2015년 19승, 2017년 12승을 거둔 뒤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휴스턴에서 한단계 올라선 기량을 뽐내며 2019년 마침내 무려 212⅓이닝을 책임지며 20승(5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리그를 평정했다. 하지만 이해 월드시리즈에서는 준우승에 그쳤다.
콜은 2020시즌을 앞두고 9년 3억 2400만 달러(약 4710억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고 양키스로 이적했다. 양키스에서도 5년간 62승을 올리며 슈퍼에이스다운 존재감을 뽐냈고, 2023년에는 사이영상마저 차지했다.
이제 콜에게 남은 영광은 오직 월드시리즈 우승 뿐이다. 지난해 아쉽게 LA 다저스에 가로막혔던 양키스는 새 시즌을 별렀다. 2009년 이후 15년간 끼지 못했던 우승 반지다.
하지만 양키스는 다시 기다림의 시간을 가질 전망이다. 토미존 수술은 회복 후 재활과 복귀까지 최소 1년에서 1년반이 필요하다. 빨라야 2026시즌 후반기나 돼야 콜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양키스를 덮친 부상 악령은 콜만이 아니다. '거포' 지안카를로 스탠튼과 '신인상' 루이스 힐도 이미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스탠튼은 2014, 2017년 내셔널리그 홈런왕과 행크애런상, 실버슬러거를 휩쓴 거포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이기도 하다. 가볍게 휘두르는 듯한 배트에 맞기만 하면 총알 같은 타구가 담장 너머로 사라진다. 타구 속도 전체 1위를 다투는 타고난 힘이 돋보인다.
원체 잔부상이 많은 선수지만, 올시즌은 좀 다르다.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부상자명단으로 빠진 채 개막전을 맞을 전망. 혈청 주사를 세차례나 맞는 등 회복을 위해 노력중이지만, 아직까진 뚜렷한 효과가 없다. 당분간 캠프에 돌아올 예정도 없다.
지난해 신인상 루이스 힐도 이미 광배근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최소 3개월 결장이 확정적이다.
두 선수 모두 추가 수술 가능성이 있다. 수술을 받게 될 경우 그대로 시즌아웃이다.
선발진에 두 자리, 클린업트리오에 한 자리가 그야말로 뻥 뚫렸다. 양키스는 말 그대로 울상일 수밖에 없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