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빙속 레전드' 이승훈(37·알펜시아)이 세계선수권 은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승훈은 16일(한국시각) 노르웨이 하마르에서 펼쳐진 2025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7분59초52의 기록으로 2위에 올랐다.
이승훈은 이번에도 뒷심 승부를 걸었다. 레이스 초반 체력을 비축하다 결승선 한 바퀴를 남기고 선두권으로 치고올라와 곡선주로에서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달 24일 폴란드에서 열린 ISU월드컵 5차 대회에서 7년 만의 우승을 꿰찰 때와 같은 전략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직선 주로에서 '이탈리아 레이서' 안드레아 조반니니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아깝게 금메달을 놓쳤다. 이승훈은 스프린트포인트 40점으로 조반니니(7분56초47·스프린트 포인트 60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조반니니는 폴란드 월드컵에서 3위를 기록한 선수로 내년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에서도 이승훈과 메달색을 다툴 가능성이 높다. 벨기에 바르트 스빈크스(7분56초69·스프린트포인트 20점)가 3위에 올랐다. 아깝게 금메달을 놓쳤지만 이승훈의 ISU 세계선수권 메달은 뜻깊다. 2016년 2월 매스스타트 금메달 이후 무려 9년 1개월 만에 다시 포디움에 올랐다.
1988년생, 37세 이승훈의 올 시즌은 특별하다.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총 네 번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따낸 한국 빙속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내년 다섯 번째 밀라노올림픽을 앞두고 37세의 나이에 2025년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에서 띠동갑 후배들과 남자 팀 추월 은메달을 합작하며 한국 선수 역대 동계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신기록(9개)을 경신했고, 이어진 국제대회에서 7년 만의 월드컵 금메달, 9년 만의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5연속 메달이 꿈이 아님을 증명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