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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이 꼬일 번 했다' 하늘이 도왔다...롯데-KT 에이스들, 천신만고 끝 마운드 오른 사연 [부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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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선발 투수들만 던지면 되는데..."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시범경기가 열린 16일 부산 사직구장. 경기 전 롯데 김태형 감독과 KT 이강철 감독 모두 날씨를 파악하는데 분주했다.

두 팀은 하루 전인 15일 시범경기를 비로 치르지 못했다. 원래 이 경기에 개막전 선발로 내정된 반즈(롯데), 헤이수스(KT)가 던질 예정이었다. 두 감독은 사직 1군 경기가 취소될 경우, 두 사람을 상동구장에서 열리는 2군 경기에라도 등판시키기 위해 선수들을 급파하기도 했다. 16일도 비 예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이틀간 던지지 못하면, 등판이 17일까지 밀려 4일 쉬고 개막전을 나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몸이 100%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는 80개 정도 투구라도 5일을 푹 쉬고 나가는게 베스트였다.

하지만 2군 경기도 비로 취소됐고, 16일도 취소 위기였다. 하지만 예보와 달리 오전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1시에도 예보는 없었다. 다만 2~3시부터 다시 비가 온다는 소식은 있었다.

두 감독 모두 똑같은 마음이었다. "웬만하면 경기를 해야 한다", 그리고 "다 못 해도 좋으니 선발 투수들만이라도 투구수를 채우고 비가 왔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야수들은 비가 오고, 추운 날씨에 경기를 뛰다 부상 위험이 있으니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경기 감각도 많이 올라온 상태. 결국은 선발 투수였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 경기가 시작됐다. 어렵게 경기가 성사됐다는 걸 아는지, 반즈와 헤이수스 모두 호투를 펼쳤다. 헤이수스는 1회를 3삼진으로 처리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반즈는 4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했다.

롯데가 2회 나승엽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고, KT가 5회초 배정대의 2타점 2루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런데 이 안타가 터진 후 조금씩 내리던 빗방울이 매우 굵어졌다. 경기 중단. 그리고 30분 후 취소였다. 노게임.

그래도 두 감독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반즈의 경우 4⅔이닝 78구를 소화했다. 원래 예정된 80구를 거의 맞췄다. 말 공격에 마운드에 선 헤이수스는 4이닝을 66개로 막아, 투구수는 조금 부족했지만 최고 151km의 강속구를 줄기차게 뿌렸으니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듯.

그렇게 두 사람 모두 개막전을 앞두고 마지막 예행 연습을 마쳤다. 롯데는 잠실에서 LG 트윈스와, KT는 홈 수원에서 한화 이글스와 맞붙는다. 반즈는 "팀을 대표해 개막전 선발로 나갈 수 있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하며 "어느 경기보다 중요한 경기다. 팀을 위해 꼭 이기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헤이수스 역시 "개막전 선발 기회를 받게 돼 정말 행복하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한 번 개막전 선발 경험이 있는데, 그 때와는 기분이 다르다. 상대가 누구든지, 나는 팀 승리를 위해 돕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