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학생=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팬들께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고 싶다."
'베테랑' 이승현(33·부산 KCC)의 각오는 덤덤하고도 묵직했다. 부산 KCC는 23일 열린 서울 SK와의 '2024~2025 KCC 프로농구' 대결에서 81대71로 이겼다. KCC(17승31패)는 2연패를 끊어냈다. 고양 소노(16승31패)를 밀어내고 단독 8위에 랭크됐다.
승리의 중심에는 이승현이 있었다. 그는 이날 풀 타임 뛰며 12득점-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경기 뒤 이승현은 "또 기나긴 연패를 하나 했는데 잘 끊었다. 지난 안양 정관장과의 경기 때 무기력했다. 경기 전에 선수들끼리 말을 많이 했다. 우리는 '완전체'가 아니다. 한 명, 한 명이 더 뛰어야 한다. 그부분을 잘 했다"며 "감독님께서도 물어보지 않으셨지만, 나도 굳이 멤버체인지 사인을 하지 않았다. 1쿼터부터 뭔가 '하나만 풀리면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 풀렸다. 신도 났다. 후반에는 시소경기를 하다보니 이기자는 의지가 강했다. 힘든 걸 좀 잊었다"고 돌아봤다. KCC는 21일 정관장과의 대결에서 70대91로 완패했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분위기를 바꿨다.
KCC는 올 시즌 최준용 송교창 허웅 등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어려운 시간을 겪고 있다. 이승현이 공수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그는 정규리그 48경기에서 평균 29분58초를 뛰며 10.1득점-5.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전창진 KCC 감독은 최근 이승현에 대한 고마움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승현은 "솔직히, 냉정하게 말해서 밖에서 볼 때 우리가 이 순위에 있을 팀은 아니다. 감독님도 많이 힘드실 것이고, 선수들도 많이 힘들다. 부상은 원해서 당하는 것이 아닌데, 선수들도 힘들 것이다. 어떻게 보니 혼자 남게됐다. 그래서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다. 알아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현재 팀원들끼리 같이 '으X으X'해서 남은 경기를 잘 치를 생각"이라고 했다.
KCC는 올 시즌 정규리그 6경기만 남겨둔 상황이다. 이승현은 "원래 이 정도까지는 힘들지 않았는데 나이가 드는 것 같다(웃음)"며 "팀 전체적 분위기가 살아나야 나도 체력적으로 이겨낼 수 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이겨내려고 한다. 다른 것보다 팬들께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고 싶다. 악순환이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수들은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남은 경기를 더 잘 준비해서 팬들께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잠실학생=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