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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로비' 하정우 "내 연출? 서당개 스타일, 박찬욱→최동훈 감독 어깨너머로 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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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겸 감독 하정우가 본인의 연출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정우는 2일 서울 강남구 쇼박스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서당개 스타일로 훌륭한 감독님들 뒤에서 어깨너머로 연출을 배웠다""라고 했다.

이날 개봉한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하정우가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5)에 이어 다시 한 번 감독으로서 메가폰을 잡았다.

앞서 하정우는 '로비' 전체 리딩 10번, 소그룹 리딩 20번 진행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던 바 있다. 이에 그는 "17년 전에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를 촬영했는데, 감독님이 아침에 시나리오를 주시더라. 불만은 아니고 촬영 한 시간 전에 대본을 주시는 이유가 궁금해서 여쭤봤더니, 작품 방향성과 메시지가 올곧게 가기 위해서는 캐릭터를 어느 정도 컨트롤하고 싶은 마음에 배우들에게 여지를 주지 않겠다고 하시더라. 저는 그렇게 가혹하게 하지 않았다. 배우들과 대본 리딩을 하면서 점점 더 채워나갔다. 대신 촬영 전에 모든 걸 다 끝내놓고 싶었다. 제가 연출뿐만 아니라 연기도 해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이래라저래라 디렉션을 할 겨를이 없었고, 최대한 콘티에 맞춰서 촬영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하정우는 박찬욱 감독, 최동훈 감독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계 거장들과 함께 작품을 해왔다. 그는 "보통 좋은 감독님들은 배우들을 향한 애정이 깊으신데, 최동훈 감독님도 본인이 만든 캐릭터와 배우들을 굉장히 사랑하신다. 어떻게든 다 녹여내려고 애를 많이 쓰신다. 감독님이 현장에서 어떠한 마음으로 영화를 찍는지 옆에서 봐왔기 때문에, 저 또한 그런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 또 '로비'에 액션신 분량이 많은데, 촬영하면서 류승완 감독님을 떠올리게 됐다. 류 감독님은 액션신을 찍을 때마다 날아다니신다. 다른 감독님들은 10회 차 찍으실 걸, 3회 차만에 다 촬영을 끝내신다. 그걸 보면서 '나도 저런 방식으로 찍어야겠다'하고 배우게 됐다. 이어 나홍진 감독님과 박찬욱 감독님을 통해서는 프리 프로덕션 과정을, 김용화 감독님 통해서는 현장 지휘 능력을 보고 배우려고 노력했다. 윤종빈 감독은 워낙 어렸을 때부터 봐왔기 때문에, 어쩌면 제가 영화를 찍을 때 가장 큰 가르침을 준 친구는 윤종빈 감독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책상에 앉아서 연출을 배웠다기 보단, 서당개 스타일로 훌륭한 감독님들 뒤에서 어깨너머로 배웠다"고 덧붙였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