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다소 싸늘한 날씨 때문일까. "작년까지의 문동주와는 다르다"던 사령탑의 호언장담이 무색했다.
'대전 프린스' 문동주의 새 시즌 행진이 제대로 제동이 걸렸다. 그것도 하필 신구장에서 당했다.
문동주는 2일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2이닝 만에 교체됐다. 롯데 윤동희의 '몬스터월'을 넘긴 홈런 포함 4피안타 1볼넷 4실점이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시즌 첫 패배다. 지난달 2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60구 투구수 제한을 안고도 5이닝 1피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경기전 만난 김경문 한화 감독은 문동주의 투구수를 70~80구 정도에서 고민하겠다고 밝혔지만, 42구만에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7㎞에 달했지만, 제구나 구위가 평소만 못했다.
이날 대전의 기온은 10도 안팎이었다. 뜻밖의 쌀쌀한 날씨가 걸림돌이 된 걸까.
1회부터 문제였다. 1사 후 손호영 나승엽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2,3루 위기를 맞이했고, 레이예스의 내야땅볼 때 1점을 내줬다.
이어 2회에도 선두타자 윤동희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가운데로 몰린 150㎞ 직구를 윤동희가 놓치지 않았다. 윤동희의 타구는 볼파크 개장 이래 처음으로 우익수 쪽 8m 담장을 넘어간 타구가 됐다. 타구속도 163㎞, 발사각 28도, 비거리 115m였다.
이어 유강남의 볼넷, 이호준의 좌중간 1타점 3루타가 이어졌다. 전준우의 희생플라이로 순식간에 4실점이 됐다.
문동주는 3회초 시작과 함께 조동욱과 교체됐다.
평균 구속 151㎞를 기록하는 등 컨디션은 여전히 최상이었다. 하지만 투구수 42개 중 스트라이크가 23개에 불과할 만큼 제구가 흔들렸다. 직구(20개) 슬라이더(11개) 커브(6개) 포크볼(3개) 투심(2기) 등 다앙한 구종을 구사했지만 원하는 곳에 안착시키지 못했다.
문동주는 2년 차였던 2023시즌 23경기 118⅔이닝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1경기 111⅓이닝 7승7패 평균자책점 5.17로 주춤했다.
특히 시즌 막판 컨디션이 무너지며 새 시즌 준비도 늦었다.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실전투구보다는 훈련에만 집중했고, 시범경기에선 불펜으로 등판하며 투구수를 늘렸다. 시즌 개막 이후 초반도 이 단계가 이어지고 있다.
실전의 타이트함이 문동주를 뒤흔든 모양새다. 지난 LG전 158㎞ 직구와는 무게감도, 제구도 달랐다.
문동주의 다음 등판은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이 유력하다. 김경문 감독은 '주2회 등판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그건 그날 모습을 보고 투수코치와 의논해보겠다"고 답했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