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해도 AL는 '홈런왕'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의 시즌으로 장식될 조짐이다. 생애 세 번째 MVP 가능성도 충분히 엿보인다.
저지는 4일(이하 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9대7 승리를 이끌었다. 애리조나에 시리즈 스윕을 당할 뻔한 양키스는 2연패를 끊고 4승2패를 마크했다.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저지가 홈런을 터뜨린 것은 첫 타석에서다. 양키스는 1회말 벤 라이스의 중월 그라운드룰 2루타와 코디 벨린저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저지가 타석에 들어가 우중간 스리런포를 작렬했다.
애리조나 선발 메릴 켈리를 상대로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바깥쪽 93.2마일 직구를 그대로 밀어 때려 라인드라이브로 우중간 펜스를 넘겼다. 발사각 22도, 타구속도 112.1마일, 비거리 394피트짜리 시즌 5호 홈런.
KBO리그 출신 켈리가 저지와의 통산 7번째 맞대결에서 두 번째 홈런포를 얻어맞은 것이다. 켈리는 지난해 5월 1일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4회초 저지에게 우중간 투런포를 허용한 바 있다.
저지는 지난달 30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3홈런을 몰아쳤고, 31일 밀워키전에서는 선제 투런홈런을 날린데 이어 4일 만에 대포를 추가했다.
4-1로 앞선 2회 2사 1루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저지는 6-3으로 앞선 4회 세 번째 타석에서 적시타를 터뜨려 타점을 추가했다. 이번에도 1사후 라이스가 볼넷을 출루해 2루 도루를 성공한 뒤 2사후 저지의 중전안타로 홈을 밟았다. 저지는 켈리의 3구째 바깥쪽 92.1마일 싱커를 받아쳐 중전적시타로 연결했다.
9-3으로 크게 앞선 6회에는 2사후 좌측으로 2루타를 터뜨리며 맹타를 이어갔다. 우완 라인 넬슨의 4구째 92마일 한복판 커터를 끌어당겨 좌측으로 라인드라이브 2루타를 날렸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로 더 진루하지는 못했다. 저지는 9-7로 앞선 8회에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로써 저지는 올시즌 6경기에서 타율 0.417(24타수 10안타), 5홈런, 15타점, 11득점, 출루율 0.481, 장타율 1.167, OPS 1.648, 8장타, 28루타를 기록했다. 양 리그를 합쳐 홈런 공동 1위에 타점과 장타율, OPS 1위를 달리고 있다. 주목할 것은 저지는 코디 벨린저, 폴 골드슈미트, 앤서니 볼피, 재즈 치좀 주니어 등 동료들이 새롭게 쓰고 있는 '어뢰 배트'에 관심이 없다고 한 점이다.
양키스는 이날 저지를 비롯해 트렌트 그리샴과 치좀 주니어 등 3명의 선수가 3홈런을 날려 이날까지 6경기에서 팀 홈런 23개를 기록, 시즌 개막 6경기 합계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LA 다저스가 2019년에 세운 17홈런이다.
저지는 장타 2개를 추가해 통산 999경기에서 501장타를 마크, 양키스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 최소 경기로 500장타를 돌파했다. 앞서 조 디마지오가 853경기, 루 게릭이 874경기 만에 500장타에 도달했다. 저지는 또한 메이저리그 역사상 시즌 개막 후 팀의 6경기에서 최다 홈런 및 타점 기록도 세웠다.
저지는 경기 후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 올드 타이머 데이(Old-Timers' Day)가 오면 은퇴 선수로 그런 자리에 서겠다. 뒤돌아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애리조나 선발 켈리는 3⅔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9안타를 얻어맞고 메이저리그 데뷔 후 한 경기 최다인 9실점하는 최악의 피칭으로 패전을 안았다. 시즌 1승1패, 평균자책점 10.00.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