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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최종일까지 와버린 역대급 순위 다툼, '봄 농구' 막차를 탈 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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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끝까지 와버렸다.

프로농구 정규시즌이 8일 끝나는 가운데, 이날 비로소 3위와 6위가 최종 결정된다. 역대급 순위 쟁탈전이 펼쳐졌던 여자 프로농구와 흡사한 수준이다.

게다가 마치 이 상황을 예견한 듯 짜여진 매치업도 흥미롭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 자리를 두고 마지막까지 다투는 안양 정관장과 원주 DB가 극적으로 최종전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팀으로 만날 가능성이 있는 울산 현대모비스와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맞대결 역시 그렇다.

우선 정관장과 DB의 대결은 '봄 농구 혹은 내년 시즌'을 두고 다투는 말 그대로 '단두대 매치'라 할 수 있다. 7일 현재 정관장이 DB에 1경기 앞서 있기는 하지만, DB와의 시즌 상대전적에서 2승 3패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라 최종전에서 패해 동률이 되면 DB에 PO행을 내주게 된다. 지난 시즌 챔프전 우승팀인 부산 KCC가 6강에서 탈락한 가운데, DB로선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홈에서 사생결단에 나설 수 밖에 없다.

DB는 올 시즌 홈인 원주에서 14승 12패로 강한데다, 정관장과의 앞선 두번의 홈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당시 정관장은 한 달 가까이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무려 10연패, 최하위까지 추락했던 힘든 시기였다. 하지만 KCC와의 트레이드로 디온테 버튼을 데리고 온 이후 5연승을 달렸고, 3월에 또 다시 6연승으로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리는 등 최근 분위기는 DB를 훨씬 앞서 있다.

여기에 앞선 정관장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오마리 스펠맨의 부상 이탈도 DB의 승리를 쉽게 점치기 힘든 이유다. 정강이 통증으로 인해 6일 KCC전에서 나서지 못했는데, 대신 치나누 오누아쿠가 36분을 넘게 홀로 뛰며 비교적 빈자리를 잘 메웠다. 스펠맨의 8일 경기 복귀 여부가 불확실한 가운데 오누아쿠가 정관장의 조니 오브라이언트와 디온테 버튼의 로테이션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현대모비스와 한국가스공사의 경기는 상대적으로 긴장감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가 만약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3위를 확정, 정관장과 DB전의 승자인 6위와 PO를 시작한다. 만약 이 경기에서 패하고, 수원 KT가 KCC에 이긴다면 KT가 3위, 현대모비스는 4위가 확정되며 5위 한국가스공사와 6강 PO를 치르게 된다.

현대모비스는 정관장과의 상대전적에서 2승 4패로 뒤지지만, 한국가스공사에는 4승 1패로 크게 앞서 있기에 6강에서 가스공사와 만나는게 더 유리할 수 있다. 물론 3위를 확정한 후 6강을 거쳐 4강 PO에 오른다면 1위 서울 SK가 아닌 2위 창원 LG를 만나기에, 이 역시 상당한 어드밴티지라 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로선 '꽃놀이패'를 쥐고 있지만 어차피 우승을 정조준 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올 시즌 절대 강자로 독주한 SK를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나는 것으로 목표 설정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