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토트넘 분위기가 '엉망'이다.
페널티킥 키커를 놓고 여전히 논란이 거세다. 영국의 '풋볼런던'은 7일(이하 한국시각) 브레넌 존슨과 마티스 텔의 '페널티킥 충돌'을 재조명했다.
토트넘은 6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에서 3대1로 완승했다. EPL 4연패(1무3패) 사슬을 끊었고, 프랑크푸르트(독일)와의 유로파리그 8가 1차전의 희망을 살렸다.
하지만 겉과 속은 또 달랐다. 손흥민은 선발 출전해 전반 13분 존슨 선제골의 기점 역할을 했다. 존슨은 전반 42분 멀티골을 완성했다. 손흥민은 후반 12분 프랑크푸르트전에 대비해 이른 시간 교체됐다.
사우샘프턴은 후반 45분 만회골을 터트렸다. 토트넘은 불안한 한 골차 리드에서 존슨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전담 키커인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없었다.
존슨은 한 골을 더 추가하면 EPL 첫 해트트릭을 작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티스 텔이 키커로 나섰고, 그는 후반 추가시간인 51분 쐐기골을 작렬시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다. 텔은 후반 42분에야 도미닉 솔란케 대신 투입됐다.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존슨과 텔 그리고 페드로 포로가 키커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존슨은 자신이 페널티킥을 얻었기에 텔에게 세 손가락을 들어 해트트릭을 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텔은 EPL 데뷔골의 의지를 꺾지 않았다. 손흥민 대신 주장 완장을 찬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상황을 정리했다.
로메로는 포로에게서 볼을 빼앗아 텔의 손에 맡겼다. 로메로는 존슨에게 다가가 몇 마디를 나누고 포옹했다. 양보할 것을 이야기한 듯 했다. 다행히 텔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풋볼런던'은 '로메로는 아마도 존슨이 전반에 두 번의 훌륭한 마무리를 한 후 두 골을 넣은 것처럼 텔이 골로 자신감을 얻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며 '텔이 나서자마자 존슨은 약간 낙담한 표정을 지었는데, 프리미어리그 해트트릭을 기록할 기회는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앙금은 남았다. 존슨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에도 실망하는 빛이 역력했다. 손흥민도 존슨을 위로할 정도였다.
19세인 텔을 향한 시선도 곱지 않았다. 그는 지난 2월 겨울이적시장 마지막 날 독일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토트넘으로 둥지를 옮겼다.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있었다. 토트넘을 비롯해 맨유, 아스널 등이 텔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토트넘이 가장 앞섰다. 바이에른과 임대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텔이 토트넘 이적을 거부하며 개인 합의가 안됐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독일에 날아기기도 했지만 설득에 실패했다. 그는 맨유행을 선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바이에른과 맨유의 협상이 평행선을 걸었다. 바이에른은 완전 이적 옵션을 요구했고, 맨유는 순수히 임대만을 고집했다. 결국 두 구단의 협상은 결렬됐다.
그리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텔을 돌려세웠다. 장시간 통화를 한 뒤 마음을 바꿨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구단의 프로젝트, 활용 방안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토트넘은 바이에른과 임대 후 텔을 완전 영입하는 조건으로 이적료 4500만파운드(약 850억원)에 합의했다. 계약기간은 6년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이미 "텔은 토트넘 선수가 될 것"이라고 확언한 바 있다.
하지만 텔의 경기력이 낙제점이다. 그는 EPL에서 6경기 출전 만에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존슨은 경기 후 "내가 페널티킥을 차고 싶어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너무 깊이 관여하고 싶지는 않다. 당연히 대화가 있었고 텔이 키커로 나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내게서 볼을 빼앗으려 했고, 그것은 상황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었다. 경기가 거의 끝났다는 것을 알지만 불화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결정이 내려진 후에는 그냥 내버려뒀다"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페널티킥 상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존슨에 대해 "골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플레이도 정말 좋았다. 그는 윙어로서 우리에게 중요한 선수다. 그와 같이 끊임없이 골을 위협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그의 활약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사실 토트넘의 키커 다툼은 처음이 아니다. 포로와 제임스 매디슨은 단골로 언쟁을 벌이고, 이브스 비수마도 참전한 적이 있다. 손흥민이 교통정리를 하지만 매번 힘겼다.
토트넘을 조롱하는 '스퍼시'라는 단어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유로파리그 우승도 쉽지 않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