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올해는 확실히 다르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이 올해 3번째 등판에서도 인상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김진욱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시리즈 1차전에 선발등판, 5⅔이닝 2안타 2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5회까지 노히터에 삼진 4개를 곁들인 호투였지만, 처음이자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앞서 김태형 롯데 감독은 '김진욱이 올해 확실히 좋다'는 말에 "몇경기 두고보자"며 신중한 자세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올해 김진욱은 기존의 직구, 슬라이더, 너클커브를 명품급으로 가다듬는 한편 류현진에게서 직접 배운 체인지업까지 장착, 리그 수준급의 선발투수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달 26일 시즌 첫 등판이었던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기분좋게 시작했다. 이어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5⅓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 시즌 첫승을 따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진욱은 2021년 데뷔시즌부터 적지 않게 선발 등판 기회를 받아온 투수다. 오락가락하는 기복이 문제였다. 2022년 4월 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7이닝 1실점) 5월 1일 잠실 LG 트윈스전(6이닝 무실점) 2024년 6월 12일 부산 키움 히어로즈전(6⅓이닝 1실점) 등은 김진욱의 베스트 경기로 꼽을만하다.
이날 경기는 6회를 다 마쳤다면 김진욱의 커리어 베스트가 될 뻔했다. 하지만 마지막 한걸음이 모자랐다. 6회 2사 만루에서 박진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박진이 밀어내기 볼넷에 이어 적사타까지 허용하며 순식간에 3실점이 됐다.
1회초 박찬호-위즈덤-나성범을 3자 범퇴 처리하며 상큼하게 시작했다. 2회초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이우성의 유격수 땅볼 때 롯데 박승욱의 실책이 나왔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후속타를 잘 끊었다.
3~4회초 잇따라 3자 범퇴. 사직구장이 조금씩 술렁이기 시작했다. 5회초에도 2사 후 최원준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김태군의 큼지막한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혔다. 5회까지 안타 없이 1볼넷 1실책 노히터.
하지만 6회초가 문제였다. 앞서 5회까지 투구수 61개에 불구하던 김진욱이 6회를 마치지 못하고 내려갈 때는 86개였다.
첫 타자 김규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박찬호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위즈덤에게 이날 자신의 첫 피안타를 허용하며 1사 1,2루.
나성범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최형우의 타구는 1,2루간 가장 깊은 곳을 파고들었다. 온몸을 던진 김민성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내야안타.
김태형 감독은 깊은 고민 끝에 김진욱을 내리고 박진을 투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박진은 이우성에게 밀어내기 스트레이트 볼넷, 변우혁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2-3 역전을 허용했다. 김진욱의 승리는 날아갔고, 기록 역시 5⅔이닝 3실점으로 바뀌면서 평균자책점이 급격히 상승했다.
이날 최고 145㎞ 직구(34개)와 슬라이더(34개), 커브(14개) 체인지업(4개)의 조화도 좋았다. 다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