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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필승조' 정철원 또 무너졌다…커져가는 압박감→최고 149㎞ 직구도 소용없네 [부산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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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 정철원이 또 무너졌다. 가뜩이나 필승조 부재에 시달리는 롯데 불펜은 말 그대로 비상이 걸렸다.

롯데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시리즈 1차전에서 4대5로 역전패했다.

또 역전패다. '승부사'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지만, 지난해와 올해 승부처마다 약해지는 모습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

그 중심에 흔들리는 불펜이 있다. 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 지난시즌과 흡사한 모양새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이 지난 1년간 공들여 키운 박진 박준우 김강현 등이 있지만, 필승조 역할을 맡기엔 현재까진 역부족이다. 결국 시즌전 플랜대로 김상수-구승민-최준용-정철원의 필승조가 갖춰져야한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찮다. 구승민은 좀처럼 구속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불펜 필승조를 하려면 직구 구속이 최소 145㎞ 이상은 나와야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1990년생인 구승민의 구속이 시즌 초부터 베스트로 올라오긴 쉽지 않다는 게 야구계의 시선이다.

부상으로 빠진 최준용이 관건이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오랜 통증에서의 해방을 선언했지만, 또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 5월초 복귀가 점쳐지곤 있지만, 제 컨디션을 찾기까지 또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래서는 '유리몸'이란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김상수 역시 묵직한 직구와 포크볼로 어떻게든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곤 있지만, 필승조의 한 축에 끼기엔 버거워보인다. 결국 정철원이 해줘야하는데, 그 짐이 너무 크고 어깨가 무겁다는 게 문제다.

결국 필승조가 필요한 순간 김태형 감독은 정철원을 부를 수 밖에 없다. 그 결과가 3월 27~29일에 걸친 3연투였고, 지난 주에도 4월 2~3일, 5~6일까지 5일간 4번이나 등판했다.

그 와중에 일찌감치 '사고'가 터졌다. 지난 6일 부산 두산 베어스전에서 12-7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오른 정철원은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난타당했고, 그 결과 팀은 12대15로 어이없이 역전패했다. 정철원이 무너진 다음을 버텨줄 한 명의 불펜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루를 쉬었다곤 하지만, 결국 3대3으로 맞선 8회 등판할 불펜은 정철원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철원은 최형우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고, 변우혁-김태군에게 잇따라 적시타를 내주며 패전의 멍에를 쓰고 말았다.

문제는 당분간 롯데는 정철원의 역할을 해줄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장 정철원에 근접했던 투수는 박진이지만, 이날 정철원에 앞서 먼저 무너진 투수가 박진이다. 2-0으로 앞선 6회 2사 만루에서 선발 김진욱 다음으로 등판했지만,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밀어내기를 허용한데 이어 변우혁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또다른 후보였던 박준우 역시 시즌초 상승세가 꺾이면서 '볼을 채질 못한다'는 김태형 감독의 판단 하에 1군에서 말소된 상황. 아직 정현수나 송재영은 거기까지 성장하지 못한 느낌이고, 사령탑이 "공이 좋다"고 칭찬한 박세현은 이제 갓 데뷔한 신인이다. 롯데의 고민은 한층 깊어질 수밖에 없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