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승률이 9할이 넘는 팀 감독도 걱정이 있을까?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2025시즌 KBO리그 12경기를 소화한 현재 11승 1패 단독 선두다. 승률이 무려 0.917이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승률 6할이면 우승도 바라본다는 KBO리그에서 9할은 비현실적인 수치다.
그럼에도 염경엽 LG 감독은 '방심'을 잔뜩 경계했다.
염경엽 감독은 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감독의 자리에 있다면 지금까지 쌓은 승은 아무 상관이 없다"며 매일 새로운 경기가 중요하다고 했다.
'하루살이' 처럼 모든 경기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야구는 인생하고 똑같다. 계속 잘 될 수가 없다. 언젠가는 위기가 온다"며 늘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도 결국 연패에 빠지게 돼있다. LG가 아무리 잘해도 승률 6할 대로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KBO리그 43년 역사상 시즌 승률이 7할 이상이었던 사례는 단 두 번 뿐이다. 1985년 삼성(0.706, 77승 32패 1무) 이후에는 아예 없다. 현재 90%가 넘는 LG의 승률이 70% 밑으로 내려가려면 꽤 많이 져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그 고비를 마주쳤을 때 잘 극복하기 위해 지금 좋을 때부터 준비를 하는 것이다.
염 감독은 기본이 흔들리지 않으면 휘청일 수는 있어도 무너지진 않는다고 짚었다. 선수든 지도자든 좋았을 때 왜 좋았는지, 어떻게 연습하고 왜 그렇게 했는지 파악이 돼 있으면 슬럼프가 와도 빠져나갈 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144경기 하나 하나 최선을 다하면서 가면 된다. 승패는 하늘이 주신다. 지금 우리에게 승운이 잘 따르고 있어서 여러가지 균형이 잘 맞고 있는데 (언젠가) 위기는 온다. 위기가 와도 우리는 똑같은 마음으로 내가 해야 할 것들을 꾸준하게 반복해서 해내면 결과는 다시 따라온다"며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과를 쫓아가다 보면 훨씬 어려운 길을 가게 된다. 과정에 충실해야 스포츠는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생활의 루틴, 훈련의 루틴, 경기의 루틴이 합쳐져서 정착이 돼야 좋은 선수, 좋은 팀이 된다"며 자신이 깨달은 바를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LG 지휘봉을 잡은 지 올해 3년차다. 2023년 첫 해에 우승을 했지만 지난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를 교훈 삼아 올 시즌은 더욱 진화한 모습이다.
염경엽 감독은 "한 경기 한 경기에 대한 마인드 컨트롤을 선수들에게 계속 주문한다. 그런 것들이 이제 3년째가 돼면서 우리의 수비 집중력, 주루 집중력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완전히 정착이 돼야 팀도 선수도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척=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