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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레알이 폭싹 망했수다" 믿었던 챔스 DNA까지 실종…음바페, 첫 시즌 무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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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올 시즌 레알마드리드의 성적표가 처참하다.

레알은 9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 2024~2025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0대3 참패를 당했다. 후반 13분과 25분 데클란 라이스에게 프리킥으로 연속골을 내줬고, 후반 30분 미켈 메리노에게 쐐기골을 허용했다. 이날 3골차 패배로 17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베르나베우에서 열리는 8강 2차전 홈경기에서 4골차로 승리해야 하는 크나큰 부담을 안았다. 아무리 홈경기여도 아스널의 탄탄한 전력을 감안할 때 기적의 뒤집기를 연출하기란 쉽지 않아보이는 게 사실이다.

어쩌다 한 번 찾아온 충격패가 아니란 점에서 '무너진 레알'에 대한 우려가 나돈다. 레알은 이미 올 시즌 '엘클라시코 라이벌' 바르셀로나와의 두 번의 맞대결에서 0대4(리그)와 2대5(슈퍼컵)로 대패했다. 라리가 30라운드 현재 선두 바르셀로나에 승점 4점차로 뒤처졌다. UCL 조별리그에선 릴(0대1 패), AC밀란(1대3 패), 리버풀(0대2 패)에 패하며 16강 직행에 실패했다. 아틀레티코마드리드와의 녹아웃 플레이오프를 거쳐 가까스로 8강에 올랐다.

레알은 27일 바르셀로나와 코파델레이 결승전을 앞뒀다. 라리가, UCL, 코파델레이 싹쓸이 우승 가능성이 남았지만, 반대로 모든 트로피를 놓칠 가능성도 있다. 아스널에 대패한 현 분위기로는 후자가 될 공산이 더 커보이는게 사실이다. 레알은 지난 5일 강등권 발렌시아와의 리그 경기에서 1대2 충격패했다. 현재까지 모든 대회를 통틀어 64골을 헌납했다. 안정과는 거리가 먼 행보다.

스페인 일간 '마르카'는 "비니시우스가 또 등장하지 않은 경기다. 어느 때보다 비니시우스를 필요로 하는 레알 입장에선 걱정거리다. 호드리고도 2025년에 접어들어 (폼이)떨어졌다"라고 평했다.

스페인 일간 '아스'의 토마스 론세로 기자는 "레알에는 발롱도르를 노릴 수 있는 눈부신 세 명의 선수가 있다. 하지만 올 시즌 그들은 레알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킬리안 음바페는 33골을 넣었지만, 큰 경기에선 기량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비니시우스는 점점 불안감이 커진다. 왜 그렇게 공을 부정확하게 다루는지 이해가 안 된다. 주드 벨링엄은 태도면에서 10점 만점이지만, 더 이상 무섭지 않다"라고 평했다.

알바로 베니토 AS 기자는 "레알은 올해 전반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기의 80%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선수들 덕에 승리하지만, 뛰어난 선수와 좋은 조직을 갖춘 팀을 만나면 이기지 못한다. 밀란, 리버풀, 바르셀로나, 도르트문트전에서 그랬다. 레알은 특히 끔찍한 수비력을 보인다. UCL에선 디테일로 승부가 갈린다. 아스널전은 레알의 모든 문제를 보여주는 경기"라고 지적했다.

레알은 점유율(45대55), 슈팅수(9대11), 패스성공률(87%대90%), 볼 리커버리(26대34), 활동거리(101.2km대 113.9km) 등에서 아스널에 밀렸다. 수문장 티보 쿠르투아의 5개 선방이 아니었다면 점수차가 더 벌어질 수 있었다. 미드필더 에두아르 카마빙가는 후반 추가시간 불필요한 파울로 퇴장을 당해 2차전에 뛸 수 없다.

일부 아스널팬은 경기 중 레알 선수단을 향해 "너희 가면 쓴 토트넘이지?"라고 조롱을 퍼부었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은 "패배에 대한 책임을 느낀다. 우리는 60분 동안 나쁘지 않았지만, 정신적으로 무너졌다. 오늘 밤 경기를 보면 (뒤집을)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축구에선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오늘 아무도 라이스가 프리킥으로 두 골을 넣을 것으로 예측 못했듯이 말이다. 우리는 서로를 믿고 신뢰해야 한다. 베르나베우에선 때때로 많은 일이 일어난다"라고 말했다.

17일 아스널전, 26일 바르셀로나전은 레알, 나아가 안첼로티 감독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두 경기가 될 전망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