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가수 겸 배우 아이유(32), 오애순이자 양금명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임상춘 극본, 김원석 연출)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넷플릭스 시리즈. 아이유가 연기한 오애순, 그리고 양금명은 전 세대에 걸쳐 공감과 사랑을 받아냈다. 특히 이를 연기한 아이유의 연기에 호평이 쏟아졌다.
'폭싹 속았수다'는 공개되는 4주 내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글로벌 차트에서 꾸준하게 1위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까지 이 이야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 1막 공개와 동시에 '오늘의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 4막이 공개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1위를 지키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공개 3주차에는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등극하는 등 1막 공개 이후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상위권에 자리하며, 국내외에서 시청자들을 꾸준히 사로잡은 '폭싹 속았수다'는 4막 공개 후 6,000,000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3위에 등극,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볼리비아, 칠레, 모로코, 필리핀,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총 39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찬란하게 막을 내렸다.
아이유는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나 "주변에서도 워낙에 응원문자를 많이 보내주시더라. 연락이 오랫동안 안 닿았던 분들에게도 반응이 오니까 진짜 여러 세대의 여러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다 공감대가 형성이 됐나 보다. 그게 보람이 있고 행복하다. 성적에 대한 기대는 기준을 잘 모르기에 해보지 못했다. 넷플릭스 분들께서도 모호한 기준에 대해 모호하게 말씀하셔서 어느 정도가 돼야 잘 되는지를 몰랐는데, 넷플릭스 분들을 만났는데 좋아 보이는 표정이나 축하를 해주시거나 만족스러운 모습들을 보면서 잘 되고 있나 보다. 생각하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안방에 큰 울림과 공감을 줬던 임상춘 작가의 대본은 아이유에게도 욕심이 나는 것이었다. 대본을 받아보기 전에도 출연을 결정할 정도로 임상춘 작가에 대한 믿음이 상당했다. 아이유는 "임상춘 작가님의 엄청난 팬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모르는 분이었는데 어느 날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얼마 되지 않아서 바로 작가님 작업실에 가서 미팅을 하고, 대본을 직접 받기 전에 대본에 대한 설명을 먼저 들었다. 가슴이 너무 뛰더라. 대본을 읽기 전임에도. 작가님과 얘기하는 것도 좋지만, '빨리 가서 읽어봐도 될까요' 했었다. 대화에 집중이 안 될 정도로 궁금했다. 얼마만의 스토리만 들었을 때도 심장을 때리는 스토리와 이야기라서 집에 가서 호로록 빨리 읽고 바로 '하고 싶다. 제발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려서 훈훈하게 일사천리로 진행이 됐다"고 했다.
한 사람의 일생을 오롯이 그려내야 하기에 체력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부담이 컸을 터. 아이유는 "이렇게 긴 호흡으로 촬영한 작품은 처음인데, 제 끈기를 스스로도 테스트하고 싶었고, 코너에 저를 몰아넣으면서 '너 지금 힘들어? 네가 힘들면 돼?' 이런 걸 스스로 몰아넣으면서 했다. 하루 하루가 저에게는, 매일매일이 좋은 훈련이 됐던 것 같고, 저 스스로가 지키고자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스스로에게 자기애도 생길 수 있던 시간인 것 같다. 어떤 작품은 찍고 나면 '너에게 정말 실망이다' 이런 적도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킨 것, 그거 하나는 칭찬해 라고 말할 수 있는 마음이 들었다. 진짜 '나 이 판에 낄 수 있을 정도로 성공한 거야?' 좋은 인생이고 감사한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그것 자체가 '지은이 한 번 크게 놀았다' 싶다. 극에 '애순이 한 번 크게 놀았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지은이 한 번 크게 놀았다. 크게 놀았어' 이런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오애순을 보면서는 어머니를, 양금명을 보면서는 자신을 떠올렸던 아이유다. 아이유는 "많은 분들이 딸로서 '우리 엄마도 애순이처럼 저런 소녀 감성이 있고 꿈이 있으신 분인데'하고 본인의 어머니를 투영하실 것 같은데, 저 역시도 저희 엄마가 애순이처럼 소녀스러우면서도 강인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일을 겪었지만,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고 노력하는 분이다. 딱 저희 엄마를 차용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느 부분은 엄마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엄마의 사랑스러우면서도 강인하면서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고 대하는 자세들이 애순이 같은 모습을 보면서 자랐기에, 알게 모르게 투영이 된다"고 했다.
이어 "어릴 때는 (저도) 금명이 같은 구석이 있던 것 같다. 틱틱거리고 아주 애교있게 부모님에게 그렇게 하지는 못했던 딸인데, 어느 순간 20대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는 노력으로 시작해서 습관처럼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드리고 스킨십도 자주 하는 편이고, 자주 만난 친구처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라며 "공감이 가는 부분은 어떤 지점에서 모든 가세가 나의 성공에 달려있다고 부담을 크게 느꼈던 순간이 있으니, 어렸을 때 부담이 커지는 신이라든지 그럴 때는 이입이 되기도 했다. 애순이를 같이 연기했으니 '애순이는 너에게 그런 걸 기대하고 물심양면 지원해주고 한 건 아니야. 딸이 원하는 걸 해주고 싶었던 건데'하는데, 금명이 입장에서는 '나는 이런 지원을 받았으니 무조건 성공해야 하고, 무조건 일등해야 한다'는 그런 장녀로서의 부담감이 있던 것에도 이입이 됐다"고 고백했다.
아이유는 오애순으로도, 양금명으로도 존재하며 4주간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아이유가 자신을 채찍질해준 덕에 시청자들은 안방에서 온전히 그 감정을 다 느낄 수 있었다. 아이유에게도 '폭싹 속았수다'는 도전이자 큰 자양분이 됐다.
"힘든 날도 분명히 있었다. 김원석 감독님이 섬세하고 타협을 잘 하지 않으려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는 분이라, 고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폭싹'을 촬영하는 하루 하루, 오늘치 다 찍고 왔다, 내일도 찍고 와보자는 마음이 촬영하는 1년간 가장 큰 보람이었다. 찍고 돌아오면 지쳐서 쓰러져 잠들 때가 많았지만, 아쉽거나 힘들다는 마음으로 잠든 날은 없었던 것 같다. 보람이 있었다. 오늘도 내일도 오늘처럼 또박또박 잘하자는 마음으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보람이 있는 작품이었다."
각종 정치적 오해와 개인적 루머 등으로 인해 몸살을 앓기도 하는 아이유이지만, 대중에게 받은 사랑이 더 크기에 이를 보답하며 살고 싶다는 마음. 아이유는 "(루머나 악플 때문에 억울한 면이) 살면서 한 번도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반대로 실제 제가 가지고 있는 성정이나, 실제의 저보다 좋게 봐주시는 시선도 너무 크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이 일을 하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가끔 '그거 진짜 오해인데' 싶은 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를 실재하는 것보다 더 좋게 생각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실제로도 더 많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만나고 공연을 하거나 작품을 할 때 피드백으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큰 사랑을 보내주시니 그거는 사실 '쌤쌤' 정도도 아니고, 반대를 더 좋게 봐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분들의 마음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폭싹 속았수다' 이후 변우석과 함께하는 '21세기 대군부인'(가제)으로 대중에게 보답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