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브레넌 존슨(토트넘)이 마티스 텔과의 페널티킥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더 이상의 논쟁은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토트넘은 10일 오후(현지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독일의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유로파리그(UEL) 8강 1차전을 치른다. 이 경기를 하루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선수 대표로는 브레넌 존슨이 등장했다.
6일 열린 사우스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홈경기 당시 페널티킥 상황이 논란이었다. 당시 토트넘은 2-1로 앞서고 있었다. 존슨은 2골을 집어넣은 상태였다. 후반 종료 직전 존슨 자신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토트넘의 페널티킥 1번 키커인 손흥민과 전담 프리키커인 제임스 매디슨은 모두 교체 아웃된 상황이었다. 때문에 다들 존슨이 찰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19세의 임대생 마티스 텔이 볼을 가져갔다. 그리고 자신이 차 넣었다. 논란이 일었다. 페널티킥을 얻어낸 존슨이 직접 차 넣는다면 해트트릭을 완성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존슨은 이 상황에 대해 "하지만 한 번 결정이 내려졌다면 저는 굳이 논쟁하거나 다투고 싶지 않았다. 예전에 누군가에게 페널티를 맡기지 않으려고 하다가 그 선수가 방해를 받아 실패한 걸 본 적이 있다"면서 "볼이 마티스에게 갔을 땐, 그냥 박스 밖에서 그를 응원하고 싶었다"고 대인배적인 모습을 보였다.
◇브레넌 존슨과의 일문일답
-이제 16골이나 넣었데, 스스로 자랑스럽게 느끼나요?
▶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시즌 시작할 때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골을 넣는 게 목표였어요. 위치 선정이나 마무리 유형 같은 부분에서 발전시키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고요. 16골은 정말 만족스러운 숫자입니다.
-노팅엄 포레스트가 본인 떠난 뒤 대단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그냥 '역시나' 하고 웃게 되시요?
▶(웃음) 아니요. 물론 노팅엄 포레스트가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건 기쁜 일이지만, 저는 지금 이곳에 있다는 게 정말 기쁩니다. 매 순간이 즐거웠어요. 이 클럽의 규모, 클럽 안의 사람들, 팬들. 제가 어릴 때 꿈꿨던 모든 것들이 현실이 됐어요. 정말 행복합니다.
-이렇게 많은 골을 넣었는데도 과소평가된다고 느끼나요?
▶전혀요. 우리 팀 안에서는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항상 저를 인정해 주고, 그게 제겐 전부입니다. 동료들, 코칭스태프, 감독님 모두 제가 소중하다고 느끼게 해줍니다. 우리 팀의 스타일도 제게 정말 잘 맞고, 클럽의 모든 분들이 제가 올 시즌 이룬 것들을 정말 지지해주고 계세요. 여기 안에서는 저 스스로도 정말 좋은 기분을 느낍니다.
-자주 뒷포스트 쪽에서 등장해 득점하는 습관이 있는 것 같은데요?
▶우리 팀에 빠른 선수들이 많다 보니 크로스가 길게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고, 그러면 공이 반대편까지 넘어가서 제가 어디에 있어야 할지를 예측해서 자리를 잡는 거예요. 이번 시즌엔 그 예측이 잘 맞았죠.
훈련장에서 정말 많은 작업이 있었고, 많은 코치분들이 저와 함께해 주셨어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본능적인 부분도 있고, 항상 하고 싶었던 플레이 방식이기도 해요.
-부상 전에는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올렸는데, 사우샘프턴전에서 두 골 넣기 전까지는 잠시 주춤했죠. 날카로움을 되찾는 과정이었나요?**
▶그랬던 것 같아요. 부상을 당한 것도 예상보다 좀 더 오래 갔고, 복귀하자마자 다시 폼을 끌어올리기란 항상 쉽지 않아요. 입스위치전에서 득점을 하긴 했지만 이후로는 경기가 굉장히 빠듯하게 이어졌죠. 최대한 날카로움을 회복하려고 했고, 제 컨디션이 좋을 땐 빠르고 에너지가 넘치고 몸이 가볍다고 느껴질 때니까요. 그런 부분이 있었고, 또 경기력 자체도 전보다는 조금 떨어졌던 시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일요일 페널티킥 상황에서 본인이 차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키커로 나선 텔에게 불만을 표하지 않더라고요.
▶공격수라면 12야드 거리에서 득점할 기회가 생기면 누구나 차고 싶죠. 하지만 한 번 결정이 내려졌다면 저는 굳이 논쟁하거나 다투고 싶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누군가에게 페널티를 맡기지 않으려고 하다가 그 선수가 방해를 받아 실패한 걸 본 적이 있거든요. 공이 마티스에게 갔을 땐, 그냥 박스 밖에서 그를 응원하고 싶었어요. 그는 뛰어난 선수고, 저는 그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공이 그의 손에 쥐어진 순간부터 저는 그가 넣을 거라고 믿었어요.
-겨울에 부상자가 많았던 시기에 이 대회가 어떤 의미였나요?
▶정말 컸습니다. 그 시기는 정말 힘들었고, 말도 안 되게 많은 부상자들이 있었어요. 유럽 대회에서도 그런 상황 속에서 선수들이 정말 모든 걸 다 쏟아부었습니다. 어느 시점에는 1군 선수가 10명, 11명뿐이었던 적도 있었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끝까지 싸우고 좋은 결과를 냈던 선수들을 보며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특히 유럽 원정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기도 했고요. 그런 모습을 보며 이 대회에서 더 나아가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많이 받았어요.
-이번 대회를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위해서라도 꼭 우승하고 싶은가요?
▶우리 모두를 위해서 이기고 싶어요. 선수들, 감독님, 백룸스태프 모두 올 시즌 어려운 시기를 겪었죠. 물론 우리 실수로 그런 상황을 만든 부분도 있고, 어떤 경기들은 우리가 충분히 잘하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정말 믿기 힘들 정도로 멋질 것 같지만, 일단은 목요일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감독님이 페널티킥 상황에 대해 "황금을 똥으로 바꾼다"고 하셨는데, 경기가 끝나고 그 얘기를 따로 나누었나요?
▶아니요, 경기 끝나고는 그 얘기를 하진 않았어요.
-감독님 말씀에 동의하나요? 결국은 승리 정신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네, 동의합니다. 앞으로는 페널티킥 상황에서 누가 가장 자신 있고, 누가 제일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지가 중요할 거예요. 그날 그 시점에 가장 준비된 사람이 차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회는 '골 선물'하는 자리가 아니고, 꼭 골을 넣어야 하는 자리입니다. 리드를 넓히거나 동점을 만들 기회가 생겼을 때는 꼭 골을 넣어야죠. 감독님 말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SNS 활동을 그만두고 나서 득점력이 확 올라갔는데요, 지금도 여전히 안 하고 있나요?
▶사실 저는 원래 SNS를 그렇게 자주 하진 않아요. 계정은 있지만 자주 들어가거나 보지는 않아요. 개인적으로는 축구 실력이나 경기 퍼포먼스 때문이라기보단, 훈련 외 시간에 내가 어디에 시간을 쓰고 싶은가에 대한 결정이었어요.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에 집중하고 싶었고, 그래서 잠시 내려놓았어요. 이후 득점이 터졌던 건 그냥 우연이었던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SNS 안 하면 골을 잘 넣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냥 타이밍이 맞은 거였어요.
-크레이그 벨라미가 월요일 밤 풋볼쇼에서 본인 얘기를 하며 라힘 스털링의 영상을 함께 봤다고 하더군요. 그게 이번 시즌에 어떤 영향을 줬나요?
▶네, 웨일스 대표팀에서 뛰는 걸 정말 즐기고 있어요. 지금 우리 팀도 좋은 흐름에 있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있고요. 스태프들과 감독님도 정말 훌륭합니다. 어떤 영상을 보라고 추천도 해주시고요.
스태프 중 몇 명이 예전에 라힘 스털링과 함께 일한 적이 있어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저는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습니다. 스털링은 엄청난 커리어를 가진 선수라고 생각하지만, 충분한 존중을 받지 못한 것 같아요. 프리미어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었고, 저도 그런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이번 시즌에 원터치 골이 많아진 것 같은데, 맞나요?
▶네, 동료들이 좋은 위치에서 패스를 줘서 제가 공을 많이 만지지 않고도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이 많았어요. 좋은 어시스트 덕분에 그런 골을 넣을 수 있었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코치들이 올 시즌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도와줬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나요?
▶예를 들어 주말 경기 첫 골 같은 경우요. 도미닉 솔랑케가 앞 포스트로 뛰어 들어가고, 저는 반대쪽에서 왼발로 컷백을 기다리는 위치에 있었죠. 그때는 너무 강하게 차지 말고, 공의 속도에 맞춰서 가볍게 정확하게 접촉하라는 조언을 받았어요. 또 하나는, 골키퍼를 힘들게 만들기 위해 공을 땅에 튕겨 차라는 조언도 있었어요. 이런 사소한 팁들이 경기에 도움이 되죠. 경기 중엔 모든 걸 기억하긴 어렵지만, 반복해서 연습하면 몸에 배게 됩니다.
-이번 시즌 토트넘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아스널 팬들은 '토트넘 코스프레 하냐'고 노래도 했어요. 그런 사람들을 잠재우고 싶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솔직히 저는 그런 말엔 관심 없어요. 그냥 우리 선수들, 스태프들을 위해 이기고 싶을 뿐입니다. 비판이나 야유는 전 오래전에 관심 끊었어요.
저는 우리 스쿼드의 모든 선수들, 스태프들, 감독님과 정말 끈끈한 유대감을 느낍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 다른 시점에 비판을 받았지만, 그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됐어요. 이런 토너먼트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는 것도 결국은 이 공동체를 위해서죠. 힘든 시기를 함께 견뎌낸 사람들이기 때문에, 함께 기쁨을 나누는 것보다 더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