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베어스'의 안방마님 양의지(38)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유난히도 추웠던 3월. 양의지의 방망이는 차갑게 식었다. 개막 이후 8경기에서 타율 1할7푼4리에 머무르며 침묵의 시간을 이어갔다.
4월과 함께 양의지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2일 키움전에서는 5타수 무안타로 물러났지만, 3일 홈런을 시작으로 9일까지 6경기 안타 행진을 펼쳤다.
지난 8일에는 '파이어볼러' 문동주를 상대로 홈런도 날렸다. 1-3으로 지고 있던 4회 선두타자로 나와 1B1S에서 문동주의 바깥쪽 커브를 받아쳐 담장을 넘겼다. 양의지는 "문동주가 워낙 직구가 좋은 투수라 직구를 생각하고 배트를 냈는데 커브였다. 툭 던지면서 친 게 운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9일 경기에서도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날카로운 타격감을 이어갔다. 1-1로 맞선 3회말 주자 1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때려냈고, 3-4로 지고 있던 5회 주자 2루에서도 적시타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기도 했다. 비록 팀은 4대5로 패배했지만, 완벽하게 올라온 타격감 만큼은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5경기 양의지의 타율은 5할5리나 된다. 양의지는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완벽하게 반등한 비결로 따뜻해진 날씨를 반등 이유로 꼽았다. 양의지는 "추울 때 조금 안 풀리더라. 어릴 때부터 추위에 약했다. 더운 게 차라리 낫다. 원래 긴팔을 잘 입지 않는데 이번에는 너무 추웠다. 긴팔을 입고 나간 경기에서는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령탑 이승엽 두산 감독도 양의지의 활약을 반겼다. 최근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팀 분위기에 대해 이 감독은 "날씨가 좋아지면서 (양)의지가 나아지고 있다.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부상 부위도 이제 완전히 나아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SSG전에서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왼발을 맞았다. 엄지발톱이 들리는 부상으로 이어졌고, 통증에 타격 밸런스가 깨졌다.
양의지는 "한동안 발가락 부상으로 고생했다. 맞고 난 다음 타석부터 타격이 무너졌다. 디딤발에 체중이 실리지 않더라"라며 "분위기 전환 차 타격 연습 방법이나 자세를 조금 바꿨는데 부산 원정(4~6일)부터 안타가 나오면서 밸런스가 잡히기 시작했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