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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암 여성 '생전 장례식' 열고 "진짜 천사가 됐을 때 울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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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중국의 한 말기 암 환자가 본인을 위한 장례식을 치르며 세상과 친구들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에 사는 여성 장이(30)씨는 3개월 전 비정상적인 출혈을 겪은 후 자궁경부에 소세포암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발견 당시 이미 전이된 상태로 의료진은 그녀에게 앞으로 2년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이를 절친한 친구인 리차이차이에게 전했다.

암울한 진단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놀라울 정도로 낙관적이고 활기찬 생활을 하며 남편, 3살 아들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쌓고 있다.

하지만 상태가 악화되면서 장씨는 걷기조차 어려웠고 고통스러운 항암화학요법을 견뎌야 했다.

절친 리씨는 이에 대해 "친구는 하루하루를 선물로 보고 있다"며 "병에 직면했을 때 두려움이나 슬픔이 아니라 긍정적인 마음이 더 필요하다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말 장씨는 본인의 삶을 기리고 아름다운 추억을 공유하기 위해 야외 공원에서 생전 장례식을 진행했다.

그녀는 가장 밝은 미소의 초상화를 선택해 추모 사진으로 액자에 넣었다.

이후 친구 리씨와 함께 이젤(그림판을 놓는 틀)과 포스터, 종이 등을 갖고 서호 근처의 공원에 갔다.

자신의 상태를 자세히 설명하는 포스터를 내건 그녀는 "상황이 더 안 좋아진다면, 2년 안에 천사가 될지 모른다. 제게 축복을 남겨 주셨으면 좋겠다"며 "저를 대신해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고, 두 배의 용기를 가지고 살아주세요"라고 말했다.

비가 오는 가운데도 수많은 행인들이 발길을 멈추고 설치된 종이판에 사랑과 격려의 메시지를 적었다.

한 여성은 장씨를 껴안으며 "저도 전에 아팠던 적이 있는데, 이겨 냈습니다. 당신도 그렇게 될 거예요"라고 말했다.

또한 시민들은 '당신의 미래는 하루하루가 햇살처럼 느껴지기를 바란다', '힘내고 빨리 낫기를' 등의 응원글을 적었다.

장씨는 깊은 감동에 눈물을 흘렸고, 낯선 사람들의 격려 글에 세상의 따뜻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다음 날, 장씨는 집에서 가족과의 송별식을 가졌다.

그녀는 소중한 어린 시절의 추억, 직장 생활, 아이돌스타에 대한 열정을 담은 감동적인 슬라이드 영상을 가족, 친지들과 공유했다.

이어 "엄마, 아빠, 슬퍼하지 마세요. 다음 생에도 당신의 딸이 되고 싶어요"라며 "내가 진짜 천사가 되었을 때 울지 마세요. 미소를 지으며 떠날 것을 약속합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녀는 아들이 자랄 때 곁에 있기를 바라며 계속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녀는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인생은 길이가 아니라 매 순간을 얼마나 온전히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측정된다"고 말했다.

친구 리씨는 지난 5일 중국 매체인 차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장씨가 상하이에서 항암 화학요법을 받고 있는데 상태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