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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난민르포] ⑺유니세프 "국경 무너져 질병 유입…콜레라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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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알라 스키너 남수단사무소 대표 "난민 늘며 영양실조 비율 높아"
수단 국경 렌크에 지역사무소 설치…귀환민·난민 80% 이상 유입

(주바·렌크[남수단]=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남수단은 역사상 최악의 콜레라 발병 상황에 노출돼 있어요. 우리는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노알라 스키너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남수단사무소 대표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남수단 주바 사무실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키너 대표는 "남수단 10개 주 가운데 9개 주에서 4만2천여건의 콜레라 의심 사례가 보고됐고, 760여명이 사망했다"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건 어린이로, 절반이 14세 미만 아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월에는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 사회에 거주하는 20여만명에게 깨끗한 물과 위생 키트, 콜레라 예방 정보 등을 제공했다"며 "경구용 콜레라 백신 접종을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콜레라는 오염된 물과 음식을 통해 감염되는 전염병으로, 병원성 세균인 콜레라균을 통해 전파된다. 선진국에서는 어패류 등 해산물을 통해 퍼지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위생 시설 등이 열악한 지역에서 오염된 물 때문에 감염된다.

그는 "무너진 국경을 통해 질병이 유입되고 모니터링 시스템 부재로 인해 콜레라, 홍역 등 질병 발병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보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또 "특히 콜레라는 지역 사회에서 밀접 접촉으로 인해 넓게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의 싸움이 중요하다"며 "국제사회가 관심을 갖고 인도적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스키너 대표는 수단 내전(4월 15일) 2주년을 앞둔 상황에서 수단과 남수단 국경 지역을 통해 난민이 계속 유입되면서 콜레라 확산 우려가 크다고 했다.
유니세프는 2023년 렌크에 지역사무소를 설립해 국경검문소부터 난민촌 등으로 이동하는 과정 등에서 콜레라 감염 여부와 백신 접종 여부를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귀환민과 난민의 80% 이상은 렌크를 통과한다.
유니세프는 2023년 4월 수단 분쟁 이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아동 49만8천여명을 포함해 약 100만명 이상이 남수단으로 넘어왔다고 추정한다. 수단 난민 중 절반은 아동으로 본다.

스키너 대표는 "남수단 동북부 등에 거주하는 수단 난민 대부분 영양실조 비율이 높다"며 "충분한 식량이나 깨끗한 물을 공급받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장기간 피란길에 오른 귀환민과 난민으로 인해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취약 계층으로 분류되는 여성과 여아들은 성폭력 피해를 겪은 경우가 많아 회복을 돕고 있다"며 "수단 난민 아동과 남수단 아동 등을 대상으로는 보건 캠페인과 영양 지원 활동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니세프는 렌크 난민촌 내 야외 배변을 줄임으로써 위생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5개 화장실 블록과 가정용 화장실 80개소를 만들었다. 또 렌크 지역 수도 시설을 복구해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해 노력 중이다.
그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유엔난민기구(UNHCR) 등 유엔 산하기구 및 현지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영양실조 비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스키너 대표는 "2월에만 '중증 급성영양실조'(SAM)로 입원해 치료받은 아동이 2만2천여명인데 96%가 회복했다"며 "올해도 아동의 영양실조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raphael@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