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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왕 한다는데 200안타 정도는, 이정후 '149경기-203안타' 페이스...SF에서 24년 만에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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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시즌 초반 '전국구 스타'로 떠오르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어깨 수술을 받고 1년 재활을 거치고 돌아온 '바람의 손자(The Grandson of the Wind)'가 공수에 걸쳐 톱클래스 레벨의 기량을 과시하자 현지 언론들이 앞다퉈 '이정후 띄우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MLB.com은 이정후를 '2025년 뜨겁게 달굴 6인의 타자'에 포함하면서 '2루타 기계(doubles machine)'라고 칭하며 '확실한 올스타 후보'로 평가했고, ESPN은 10일 '2025 MLB 예측: 2주 동안 벌어진 가장 뜨거웠던 일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정후가 NL 타격왕을 차지하고 MVP 투표에서 5위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밥 멜빈 감독은 스프링트레이닝 개막 때 이정후를 리드오프가 아닌 3번 타순에 기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출루 능력과 컨택트 능력을 기대한다"고 했는데, 기대 이상의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11일 현재 이정후는 타율 0.333(45타수 15안타), 4타점, 11득점, 3도루, 출루율 0.375, 장타율 0.533, OPS 0.908, bWAR 0.8, fWAR 0.6을 마크 중이다. NL에서 타율 공동 9위, 안타 공동 13위, 득점 공동 6위, 도루 공동 11위, 장타율 18위, OPS 20위, bWAR 공동 9위에 랭크돼 있다. 2루타는 양 리그를 합쳐 단독 1위이며, 홈런을 아직 신고하지 못했는데도 장타율이 20위 안에 든다.

아직 시즌 극초반이라 섣부른 예상이기는 하나, ESPN의 과감한 예측대로 이정후가 타율과 안타, 득점 타이틀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엿보인다. 워낙 컨택트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스포츠일러스트레티드는 이날 '이정후의 삼진율은 올해 14.6%로 작년(8.2%)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라 앞으로 상황은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삼진율이 작년과 KBO 시절 수준(7.7%)으로 접근한다면 타율은 높아지고, 안타는 더 많아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타격왕과 함께 200안타 가능성도 타진해볼 수 있다. 이정후는 올시즌 팀이 12경기를 치른 가운데 11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3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 결장했다. 휴식 차원이었다. 풀타임 시즌이 올해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체력 안배 필요성이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이정후는 올해 149경기에 출전해 203안타를 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금의 타격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할 경우 산술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200안타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이정후가 기록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자이언츠 선수가 한 시즌 200안타 고지를 밟은 것은 현대 야구의 시발점인 1900년 이후 통산 23차례다. 대부분 1920~1930년대 작성됐다. 1930년 빌 테리가 터뜨린 254안타가 자이언츠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01년 리치 오릴리아로 그해 206안타를 때려냈다. 오릴리아도 1970년 바비 본즈 이후 31년 만에 나온 자이언츠의 200안타 타자였다.

오릴리아 이후 24년 만에 이정후가 200안타에 도전하는 셈이다.

이정후는 KBO 시절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193안타를 2019년, 2022년 두 차례 작성했다.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스즈키 이치로가 2001~2010년까지 10년 연속 3할 타율과 200안타를 작성, 유일하게 기록했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