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송승기와 두산 최원준의 5선발 맞대결이 흥미진진한 투수전으로 진행되던 11일 잠실 두산-LG전에서 갑자기 그 흐름을 완전히 바꾸는 일이 발생했다. 바로 감독의 퇴장.
1-2로 뒤진 LG의 5회말 공격 때. 1사 1루서 8번 이주헌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두산 3루수 강승호가 다이빙캐치로 노바운드 캐치를 했다가 공을 떨어뜨리면서 상황이 발생했다. 1루 주자 문성주는 잡힌 줄 알고 1루로 귀루를 했고 강승호는 공을 잡아 2루로 던져 포스아웃. 그리고 이주헌은 1루로 달려 세이프.
이때 두산은 강승호가 잡아 아웃이 된 뒤 공을 떨어뜨렸다고 판단했고, LG는 파울이었다고 판단했다. 두산의 생각대로라면 이주헌이 아웃이고 문성주가 1루에 남아야 하고, LG의 생각대로라면 1사 1루서 이주헌이 다시 타격을 해야 한다.
심판진의 판단은 첫번째 상황이 맞았다. 강승호가 공을 떨어뜨려 2루에서 포스아웃이 된 게 맞아 2사 1루에 1루주자는 이주헌이었다.
이때 LG 염경엽 감독이 달려나와 파울이라고 손을 들지 않았냐고 항의를 했고, 심판 조장인 이영재 1루심과 점점 말이 격해지는가 싶더니 급기야 몸싸움까지 갈 기세가 보였다. 그리고 배병두 주심이 염 감독을 퇴장조치하자 염 감독은 이영재 심판에게 배치기를 하는 일까지 저지르고 말았다.
이제부터는 감독이 몸싸움까지 하며 퇴장당한 LG가 이 경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의 흐름이 됐다. 주장 박해민은 곧바로 선수들을 모아 "감독님이 우리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셨는데 오늘 경기 꼭 이기자"라고 말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러나 5회말을 무득점으로 끝낸 LG는 6회말 무사 1루도 병살타로 놓쳤다. 결국 최원준을 상대로는 오지환의 솔로포로 뽑은 1점이 전부.
7회말 선두 문보경이 바뀐 투수 이병헌으로부터 볼넷을 얻으며 다시 기회를 얻었다. 두산은 곧바로 최지강으로 교체.
오지환의 잘친 타구가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잡히며 LG보다는 두산쪽에 행운이 가는 듯보였다.
그러나 문성주의 중전안타로 다시 1사 1,2루의 기회가 만들어지며 전날 홈런과 함께 4타점을 올린 송찬의의 타석이 왔다. 숨죽인 결과는 헛스윙 삼진.
이렇게 두산이 위기를 막는가 싶었던 찰나. 박동원이 최지강의 초구 슬라이더를 좌측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단숨에 4-2 역전.
LG는 8회말 김현수와 오스틴의 연속 2루타로 1점을 더 뽑아 3점차로 앞섰다.
타자들이 역전을 만든 것은 마운드가 버텨준 덕분. 송승기가 6이닝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한 뒤 7회 김강률, 8회 박명근이 무실점으로 막았고, 9회초엔 장현식이 이적 후 처음으로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해 삼자범퇴로 경기를 끝내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13승2패로 1위를 질주한 LG는 올시즌 홈 8경기 매진에 전승을 이어가며 신바람을 냈다.
그라운드로 돌아온 염 감독은 선수들과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열띤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승리의 인사를 할 수 있었다.
경기후 염 감독은 "송승기가 선발 싸움에서 위기는 있었지만, 위기를 버텨주면서 퀄리티스타트로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완벽하게 해줬다. 또 우리 승리조들이 자신감있는 투구로 자기 역할들을 해주면서 경기를 메조지할 수 있었다"라고 말한 뒤 "타선에서는 전체적으로 끌려가는 경기였는데, 동원이의 3점 홈런으로 흐름을 우리쪽으로 가져왔고,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오스틴이 중요한 타점을 올려주며 현식이의 첫 세이브를 조금 더 편하게 만들어줬다. 장현식의 이적 후 첫 세이브를 축하한다"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1점 지고있을 때, 동점인 상황에서 역전을 할 수 있어야 강팀이라고 강조했는데, 선수들이 그 약속을 지켜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정말 칭찬하고 싶다. 한경기 한경기 최고의 집중력을 남은 경기에서도 보여줬으면 하는 기대감이 크다"라며 "오늘도 잠실 홈경기를 매진으로 만들어주시며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신 덕분에 선수들이 최고의 집중력으로 역전승 할수 있었다. 감사드린다"라고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