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이집트왕' 모하메드 살라가 리버풀 잔류를 결정한 후 비하인드스토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BBC는 12일(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의 5억파운드(약 9322억원) 제안, 32세의 살라가 자신의 미래를 확신하던 상황에서 결국 재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뒷얘기들을 사미 목벨 기자의 취재를 통해 공개했다.
살라는 11일 리버풀과 2027년 6월까지 2년 재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살라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거취에 대해 "안보다 밖이 더 많을 것"이라며 이적 가능성을 시사했다. 물론 늘 리버풀에 대한 애정을 표하면서 "안필드에 남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BBC는 "두 가지 입장이 반드시 상호배타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평했다. "살라는 늘 안필드에서 8년 동안 머무르는 것을 연장하고 싶다는 야망을 갖고 있었고, 2년 계약 소식에 따라 32세의 살라는 계약 기간이 만료시 클럽에서 10년을 채울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살라와 그의 에이전트 라미 압바스 이사, 리버풀 스포츠 디렉터 리처드 휴즈 사이의 협상은 3월 말에 타결됐고, 이번 주 초 공식적인 계약 절차도 마무리됐다. 리버풀 레프트백 앤디 로버트슨도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살라의 새 계약 사실을 10일 알았다"고 밝힌 바 있다.
살라는 리버풀에 남기 위해 임금을 깎지 않았고, 주당 40만파운드(약 7억4500만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2년 재계약으로 또래 선수들에게는 흔치 않은 수준의 미래에 대한 안전성도 보장받았다. 30대 선수 재계약 불가 원칙을 암묵적으로 이어온 리버풀에게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살라는 394경기 243골로 리버풀 역사상 세 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중인 살라는 32세인 올 시즌에도 리그 31경기에서 27골17도움을 몰아치며 득점 선두, 도움 선두를 달리는 '미친'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덕분에 리버풀은 우승을 목전에 뒀다. 구단 입장에서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54골을 터뜨린 이 천재 공격수를 교체하는 것이 어렵고, 살라의 대체자를 구하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결론이다. 특히 올여름 계약이 만료되는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이 유력한 상황에서, 리버풀은 '공수의 핵' 살라와 버질 반 다이크를 지키기 위한 재정적 여유가 생겼고, 반다이크도 수일내 재계약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세상의 모든 협상에서 돈이 항상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전성기의 축구선수 살라에게 돈이 가장 결정적인 고려 사항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BBC는 "만약 돈이 살라의 결정적인 고려 사항이었다면, 그는 지난주까지도 집요한 오퍼를 통해 자신을 중동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믿었던 사우디 프로리그로 떠났을 것"이라고 썼다.
사우디 이적을 통한 금전의 유혹은 분명했다. 가장 유명하고 위대한 아랍 축구선수, '이집트왕' 살라의 귀향을 통한 시너지 효과 및 수익 창출은 살라에게도 사우디리그에도 피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살라는 사우디에서 최소 5억파운드(약 9322억원)를 받을 수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어가 제시한 10억유로(약 1조6000억원)에는 못미치지만 괄목할 만한 액수다. 이 금액은 지난 2월 처음 제시됐고, 앞으로도 문이 열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천문학적 이적료의 유혹에도 살라가 흔들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BBC는 "이 공격수는 돈보다 스포츠에 대한 야망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살라는 최고 기량을 갖춘 선수로 살라의 최측근들은 그가 적어도 3년은 더 높은, 최고의 레벨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체격은 최적의 상태이고 프로페셔널리즘 수준은 집착에 가깝다. 살라는 리버풀이 20번째 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아직도 유럽축구에서 달성해야 할 것이 더 많다고 믿고 있다"고 봤다. "2019년, 2022년 모두 발롱도르 수상에 대한 야망을 갖고 있으며 챔피언스리그에서 리버풀이 또 한번 우승해 유럽축구의 정점에 서길 원한다. 흥미롭게도 살라가 리버풀 재계약을 결정한 또다른 결정적 요인은 이집트 대표팀의 경쟁력 유지다. 내년 북중미월드컵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준비하기 위해 계속 최고의 엘리트 선수들과 경쟁하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고 설명했다. 엘리트 스포츠에 대한 도전 정신과 함께 '패밀리맨' 살라에겐 아내 마기, 딸 마카와 카얀이 머지사이드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 가족도 재계약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