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나이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Age affects us all).'
BBC 스포츠가 12일(한국시각) 손흥민의 최근 폼에 대한 현지 팬들의 가감없는 의견을 공개했다. BBC는 토트넘과 프랑크푸르트의 유로파리그 8강 1차전 1대1 무승부 직후 '손흥민은 더이상 토트넘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아닌 것같다'면서 '얼마 전까지 결승골을 노리는 상황에서 공격수 손흥민을 교체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전에서 그는 교체됐다.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에 감독의 결정은 전적으로 정당했다. 손흥민은 예전만큼 날카롭지 않다'고 혹평했다. '손흥민이 토트넘 레전드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의 영향력은 점점 약해지고 있으며, 속도도 못지않게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BBC스포츠는 '토트넘 주장 손흥민의 최근 폼에 대해 여러분의 의견을 물어봤다'면서 팬들이 내놓은 의견을 제시했다. 팬 전원이 손흥민의 나이로 인한 스피드 하락, 자신감 부족 등 아쉬움 가득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션'이라는 이름의 팬은 "개인적으로 손흥민의 문제는 33살이 임박한 32살이라는 점과 체력적으로 쇠퇴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손흥민이 3~4일마다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사실을 토트넘 팬들은 받아들여야 한다. 손흥민은 일주일 정도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고 자신감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리차드'라는 팬은 "저라면 손흥민에게서 주장 자리를 빼앗아 로메로에게 넘길 것"이라며 돌직구를 날렸다. "1981년 애쉬에서 이안 보텀에게 주장 자리를 넘긴 역사"를 언급하면서 "(부주장)로메로가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썼다. 또다른 팬, '렌'은 "손흥민은 안타깝지만 나이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세월에 장사없다'는 진리를 떠올렸다. "더 이상 뛰어난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팀을 위해서라도 손흥민은 물러나야 한다"는 강성 주장을 펼쳤다. '찰리'라는 팬은 "손흥민이 나이가 들면서 스피드가 떨어지는 것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스피드 없이도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영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스피드 레이서의 에이징 커브를 지적했다.
또다른 팬 '로리'는 "손흥민은 클럽의 훌륭한 선수였고 지금도 가끔씩 반짝이는 순간을 보여주곤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손흥민을 선발 대신 전술적 슈퍼 서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팩트 있는 서브가 될 필요가 있다. 지친 수비수들을 상대로 한 시간 후에 투입되면 경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텔이나 오도베르와 함께 뛰면 그들의 페이스가 상대 수비수들을 지치게 할 것"이라고 썼다.
손흥민은 올시즌 리그 28경기에서 7골을 기록중이다. 2021~2022시즌 23골로 골든부트(득점왕)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2016~2017시즌 34경기 14골 이후 지난 시즌 34경기 17골까지 8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해왔던 데 비해 저조한 성과임에 틀림없다. 오랫동안 손흥민과 해리 케인에게 집중됐던 토트넘 득점원이 올 시즌 브레넌 존슨(11골), 제임스 메디슨(9골), 데얀 클루셉스키, 도미닉 솔란케(7골) 등으로 다변화되고, 이 과정에서 캡틴 손흥민이 '골의 기점'역할을 하며 헌신적인 찬스 메이커로 활약하는 것은 긍정적 변화라고 볼 수 있지만 거침없는 스피드로 상대 수비라인을 허물고, 대포알 슈팅과 침착한 피니시로 매경기 팬들을 열광시켰던 쏘니 특유의 패기 넘치는 박스 안 플레이가 다소 가라앉은 건 아쉬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손흥민은 지난달 9일 본머스(2대2무)와의 홈경기에서 마지막으로 골맛을 봤다. 팬들은 그의 전매특허 '찰칵' 세리머니를 그리워하고 있다. 올 시즌 남은 리그 7경기에서 9시즌 연속 두자릿수 골의 대기록을 세워주길 열망하고 있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 토트넘에서의 10년 헌신은 도망가지 않는다.
한편 지난 6일 '최하위 팀'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3대1 승리를 거두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경기 연속 무승을 끊어낸 손흥민의 토트넘은 13일 오후 10시 EPL 32라운드 울버햄턴 원정에 나선다. 토트넘은 31경기 11승4무16패, 승점 37점으로 리그 14위에 머물러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