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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루타 하나 쳤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트리플A 2경기 연속 2루타 배지환, 좋은 활약이라 보기 힘든 결정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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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마이너리그 트리플A로 떨어진 배지환이 2경기 연속 2루타를 쳤다. 나쁘지 않은 활약이다. 그러나 '좋은 활약'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아직도 꾸준함과 안정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타율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배지환은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루이빌 슬러거필드에서 열린 루이빌 배츠(신시내티 레즈 산하)와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원정경기에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2루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6대3 승리에 기여했다.

특히 배지환은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칼슨 스피어스로부터 좌전 2루타를 날렸다.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몸쪽 포심 패스트볼(92마일)을 밀어쳤고, 빠른 발을 앞세워 2루까지 도달했다. 드디어 리드오프라는 자신의 역할을 깨달은 듯 보였다.

선두타자 배지환이 스코어링 포지션에 나가주면서 피츠버그는 일찌감치 득점을 따낼 수 있었다. 배지환은 후속 타자 닉 요크의 2루 땅볼 때 3루로 진루한 배지환은 헨리 데이비스의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아 팀의 첫 득점을 올렸다.

2경기 연속 2루타라는 점, 1회 선두타자로 나와 침착하게 장타를 만들어내며 팀에 득점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 등은 분명 바람직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것 뿐이었다.

1회에 좋은 타구를 만들어낸 배지환은 그 다음 타석부터는 또 긴장이 풀린 듯 좋은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2-0으로 앞선 3회초 1사 후에 나온 두 번째 타석에서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4-3으로 쫓기던 5회초 선두타자로 나와서는 또 2루 땅볼에 그쳤다. 이번에는 실망스러운 타격이었다. 볼카운트 3B-0S의 절대적 우위상황이 벌어졌는데, 출루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상대 투수 스피어스가 3개 연속 볼을 던지며 흔들렸다.

배지환이 영리한 타자라면, 그리고 다시 메이저리그 콜업을 원한다면 여기서는 100% 출루했어야 한다. 볼넷이든 단타든 홈런이든 상관없다. 메이저리그는 이런 상황을 절대 놓치지 않는 선수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배지환은 자신도 이 레벨이라는 걸 증명하지 못했다.

스리볼 이후 4구째는 90.3마일 포심이 한복판에서 약간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왔다. 배지환은 우두커니 바라만 봤다. 5구째, 볼카운트 3B1S의 최적 배팅 타이밍이다. 마침 스피어스의 5구도 4구와 비슷한 코스로 들어왔다. 89.8마일(약 145㎞)의 포심 패스트볼. 느린 축에 속하는 공이다. 이건 안타로 만들어냈어야 했다. 하지만 배지환의 스윙에는 너무 힘이 실려 있었다. 결국 파울.

풀카운트가 됐지만, 분위기상 투수쪽이 유리해졌다. 스피어스는 자신있게 또 89.9마일 포심을 한복판에 넣었다. 배지환은 이걸 2루수 앞으로 굴려보내고 말았다. 배지환이 왜 트리플A 수준인지 보여주는 타석이었다.

배지환은 5-3으로 앞선 7회초 2사 후 타석에서는 선 채로 삼진아웃을 당했다. 9회초 2사 후 나온 다섯 번째 타서에서는 볼넷을 골라나갔고,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

결국 배지환은 이날 2루타를 하나 쳤지만, 4타수 1안타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면서 타율도 여전히 0.250(12타수 3안타)에 불과하다. 3개의 안타는 홈런 1개와 2루타 2개로 모두 장타다. 그래서 저조한 출루율에도 불구하고 OPS가 1.024나 된다.

그러나 이런 지표는 결코 좋게 평가되지 않는다. 일단 평균 타율이 너무 낮다. 2할대 중반의 타율은 전혀 임팩트를 줄 수 없다. 2루타 1개 보다 차라리 단타 2개를 치며 멀티히트 경기를 펼치는 게 더 낫다. 굳이 장타에 욕심을 부릴 이유가 없다. 어차피 배지환에게는 아무도 장타를 기대하지 않는다.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타율과 출루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타율이 적어도 3할은 넘어야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2루타 한 개씩 치면서 4타수 1안타 경기를 백날 해봐야 콜업 기회는 오지 않을 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