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키움의 '특급루키' 정현우가 연이은 선배들의 호수비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정현우는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해 승리투수가 됐다.
프로 데뷔전이었던 지난 3월 22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 8피안타 4탈삼진 7볼넷 6실점, 122구의 공을 던지며 승리를 따냈던 키움 정현우는 지난 6일 고척 NC전 이후 6일만의 선발 등판에서 시즌 2승째를 따내는 기쁨을 누렸다.
키움이 2대0으로 리드하던 3회말, 마운드에 나선 정현우는 심우준을 유격수 땅볼, 황영묵을 9구 승부 끝 3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이닝을 먹어나갔다.
정현우의 간담을 서늘케한 장면은 그 이후였다. 전날 경기에서 대전의 신구장인 한화생명볼파크의 명물, 몬스터월을 넘는 125m 초대형 홈런을 날렸던 플로리얼이 정현우의 초구 직구를 힘껏 끌어당긴 것.
우익수 박주홍은 플로리얼이 친 날카로운 타구에 망설임 없이 몸을 날려 글러브에 담는데 성공했다. 날카로운 타구에 몸을 날린 박주홍의 호수비에 정현우는 입을 벌리고는 양 팔을 들어올려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박주홍의 호수비에 3회말 수비는 삼자범퇴로 끝이 났다.
선배의 호수비에 정현우도 긴장이 풀리는 모습이었다. 3회말 투구를 마친 정현우는 마운드를 내려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지 않고 수비진을 기다렸다.
박주홍은 자신을 미소로 반기는 정현우와 글러브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기쁨을 함께 했다.
4회말엔 좌익수로 나선 푸이그가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를 선보이며 정현우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4회말 1사 후 노시환의 안타로 1사 1루가 됐다. 채은성은 볼카운트 1B1S에서 정현우의 3구째 슬라이더를 퍼올렸고 이 타구는 좌익수 방면으로 향했다.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파울 라인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이 타구를 푸이그가 포기하지 않았다.
푸이그는 마치 '에어 조던'을 연상케하는 점프로 타구를 낚아챈 후 펜스에 그대로 몸을 맡겼다. 타구를 잡은 후에는 2루로 곧바로 공을 뿌리는 다음 동작까지 선보였다.
푸이그의 호수비로 아웃 카운트 두개째를 잡아낸 정현우는 후속타자 김태연에 안타를 맞았으나 2사 1,2루에서 이진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4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선보인 정현우는 5회말 투구에서 2실점한 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는 마운드를 내려왔다.
키움은 정현우에 이어 오석주, 박윤성, 원종현, 주승우가 한화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를 지켰다. 6대2로 승리한 키움은 2연패에서 탈출했고 7승 11패를 기록하며 공동 7위로 올라섰다.